지난 13일 1470원을 넘어선 원/달러환율 /사진=뉴스1 |
해외여행자를 위해 만들어진 트래블 통장과 카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융당국이 외화예금과 외화결제 상품 전반을 들여다보며 과도한 이벤트나 마케팅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온 트래블통장이 고환율로 인해 금융당국 규제 영향권에 들어왔다. 트래블통장과 카드는 원래 해외여행객의 환전·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해 나온 상품이다. 은행이나 카드사를 통해 외화를 미리 충전해두고 해외에서 수수료 부담 없이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전까지 공항 환전소나 은행에서 환전할 때 적지 않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던 고객들은 트래블통장과 카드를 통해 이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 외화통장'의 경우 외화 환전·충전뿐 아니라 증권사를 통한 해외주식 투자까지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 가입자 수는 지난달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달 4일 기준 트래블로그 환전 누적 금액이 5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도 크다.
사용자는 트래블통장에 외화를 충전한 뒤 이를 해외주식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다시 외화로 보유하거나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SOL트래블 외화예금 등 신한은행의 트래블 관련 상품은 외화로 환전 후 다시 원화로 재환전할 때 수수료도 면제하는 혜택으로 젊은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이처럼 은행들은 그간 수수료 부담 '0원'이나 24시간 환전과 충전이 가능한 점을 강조하며 트래블 통장이나 카드를 부각시켜 왔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트래블 통장과 카드를 알리는 '이벤트 자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트래블 통장이나 카드가 강조해온 장점이 젊은층 사이에선 '환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환율 상승기에 더욱 외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은행권은 국내로 외화를 송금할 경우 환율을 우대해준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이날 유튜브 등 크리에이터 고객 해외 소득 원화 환전 시 최대 90% 환율우대 및 입금 수수료 면제기간을 연장한다는 우대 혜택을 내놨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고객이 구글과 메타로부터 받는 해외 광고비를 신한은행 계좌로 자동 입금 받을 때 입금수수료 1만원 면제, 원화 환전 시 90% 환율을 우대(월 1만 달러 한도)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대부분 고환율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가 나온 이후 환율 우대 같은 외환 관련 이벤트를 모두 자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외화통장 사용에 각종 한도가 정해져 있어 깊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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