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反)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란의 외교적 고립도 한층 심화되고 있다. 이란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가운데 하나로 꼽혀 온 중국마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할 뿐, 실질적인 지원에는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립된 이란, 중국과의 우정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거리 시위와 경기 침체가 이란 정부를 압박하고 있음에도, 동맹국인 중국은 의미 있는 지원 신호를 거의 보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이란 석유 수출의 약 90%를 구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헐값에 공급 받아 왔으며, 2024년 한 해에만 이란으로부터 철광석·구리·화학제품 등을 포함해 44억 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타격이 컸던 이란에게 중국과의 교역은 사실상 필수적인 버팀목이었다.
지난 2023년 2월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당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서 있다. / 로이터=연합 |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립된 이란, 중국과의 우정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거리 시위와 경기 침체가 이란 정부를 압박하고 있음에도, 동맹국인 중국은 의미 있는 지원 신호를 거의 보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이란 석유 수출의 약 90%를 구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헐값에 공급 받아 왔으며, 2024년 한 해에만 이란으로부터 철광석·구리·화학제품 등을 포함해 44억 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타격이 컸던 이란에게 중국과의 교역은 사실상 필수적인 버팀목이었다.
중국의 대(對)이란 지원은 경제·안보 분야 전반에 걸쳐 전개돼 왔다. 중국은 2021년, 할인된 가격의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대가로 이란 경제 전반에 40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은 25년간의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이란과 중국이 러시아가 주도하는 안보·경제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산하에서 조직된 대테러 훈련 ‘사한드-2025’를 개최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맞서기 위해 이란·러시아·북한과 함께 이른바 ‘크링크(Crink)’로 불리는 비공식 동맹을 형성해 왔다. 중국은 러시아가 고립된 경제를 떠받치고 군사력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이중용도(군사·민간 양용) 물자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줬으며, 이란은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드론 개발을 지원했다.
그러나 동맹국들이 극한의 위기에 처했을 때 중국은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습했을 당시에도, 중국을 비롯한 크링크 국가들이 이란을 돕기 위해 한 행동은 거의 없었다. 중국은 자국 은행과 핵심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의 제재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을 향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이번 국면에서도 중국의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중국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이란 정부와 국민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 만을 내놓았다.
WSJ는 “이란을 보다 확고히 지지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태도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를 위해 급습하기 이전 베네수엘라에 대해 의미 있는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던 중국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이란 사태에 대한 개입을 주저하는 데에는 개입 시 자국이 입게 될 피해가 적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국은 이미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사태와 관련해 “매우 강력한 선택지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언한 만큼, 중국의 이란 지원이 자칫 미·중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이날 외교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 정권이 몰락할 경우 중국은 베네수엘라 사례보다 잃을 것이 더 많지만, 직접적인 개입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중동연구소의 장루프 사만 선임연구원은 SCMP에 “중국은 이란 사태와 관련해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외교적 성명을 내는 수준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며,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