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중 재일동포 간담회서 과거사 피해자·유가족에 위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4일 일본 나라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사이 동포 간담회에서 화동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현지 동포들을 만나 “대한민국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 피해를 입고 상처받은 당사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나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과거 국가 권력에 의한 피해 사례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재일 동포 여러분이 타지에서 간난신고를 겪으면서도 언제나 모국을 생각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식민지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았지만, 조국이 분단되면서 다시 이곳으로 건너올 수밖에 없었던 아픈 역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 정권 시절에는 국가가 재외국민을 간첩으로 몰아 조작하며 다수의 피해자를 만들어낸 역사 역시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제주 4·3 사건 희생자 유가족과 우토로 마을 주민, 재일 한국 양심수 동우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민족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 오신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관서 지역 방문 배경에 대해 “지난해 도쿄를 찾아 간토 지역 동포들을 만난 데 이어, 새해를 맞아 관서 지역 동포들을 찾아뵙게 됐다”며 “공식적으로 방문하기 쉽지 않은 지역이지만, 마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이 이곳이라 일정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나라현에 대해서는 “공주나 부여, 경주처럼 전통이 살아 있는 고즈넉한 곳이라 낯설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진다”면서도 “한일 간 불행한 과거로 인해 수천 년에 걸친 아름다운 교류의 역사가 온전히 기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포 사회의 헌신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IMF 외환위기 등 국가적 위기 때마다 동포 여러분은 늘 앞장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다”며 “최근 불법 계엄 사태 국면에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불빛을 밝혀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함없는 헌신과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고, 한일 관계 역시 굴곡 속에서도 조금씩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여러분의 삶의 터전인 이곳에서 더 안심하고, 더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실 수 있도록 정부가 세심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에 나와 계신 분들이 오히려 본국에 사는 국민들보다 더 애국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한민국이 여러분이 걱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여러분을 잘 챙기고 보살피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모국 방문 시 국적이나 출신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문제를 발굴해 개선하겠다”며 “국민의 손으로 탄생한 국민주권 정부는 올해도 실용 외교를 통해 동포 여러분과 함께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 더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