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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대란 속 'AI PC' 전망 불투명… 제조사 전략 변화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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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대란 속 'AI PC' 전망 불투명… 제조사 전략 변화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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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주 기자]
램 부족 사태는 AI PC 시장의 방향성을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 셔터스톡]

램 부족 사태는 AI PC 시장의 방향성을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램(RAM) 가격 급등이 PC 구매자와 업그레이드 수요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생성형 AI를 앞세운 'AI PC' 마케팅에 피로감을 느끼던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IT 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AI 붐이 맞물리면서 램과 플래시 메모리 칩의 공급 부족이 심화됐고, 이 영향으로 2025년 PC 메모리 및 저장장치 비용이 40~7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제품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소비자용 PC 시장은 가격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와 IDC는 2025년 글로벌 PC 출하량이 각각 9%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6년에는 시장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PC 제조사들이 램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하는 동시에, 평균 메모리 사양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옴디아 역시 제조사들이 마진 방어를 위해 중·저가 모델의 메모리와 저장장치 구성을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메모리 부족은 AI PC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PC는 제조사들이 온디바이스 생성형 AI 기능을 내세워 새로운 교체 수요를 창출하려 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IDC 애널리스트 지테시 우브라니(Jitesh Ubrani)는 "AI PC에 대한 관심은 이미 둔화되고 있었으며, 램 부족이 그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로컬 AI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사양 메모리를 요구하는 AI PC는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램 가격 안정이 2027년까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16GB 이상 메모리를 기본으로 요구하는 AI PC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PC 제조사들의 전략 변화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델(Dell)은 지난해 AI PC 시장 변화에 대응해 XPS 브랜드를 잠정 중단했으나, CES 2026에서 이를 부활시키며 방향성을 수정했다. 델은 AI 기능보다는 배터리 수명, 디스플레이 품질, 완성도 등 전통적인 PC 가치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을 선택했다. 델 PC 사업부 부사장 케빈 터윌리거(Kevin Terwilliger)는 "소비자들은 추상적인 AI 기능보다 체감 가능한 성능 개선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AI PC에 대한 기대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는 소비자용 코파일럿(Copilot)의 완성도에 실망감을 표하며, 이메일·생산성 앱 연동 기능이 기대만큼 스마트하지 않다고 내부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램 부족과 소비자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AI PC가 단기적인 마케팅 키워드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공급이 정상화되고 가격 부담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AI PC가 PC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기보다는 한 발 물러난 상태에서 재정비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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