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 사업 분리로 경영 판단·자본 배분 비효율 해소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테크·라이프 전담 체계 구축
김형조 사장 초대 대표로…이사회 독립성·견제 기능 강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테크·라이프 전담 체계 구축
김형조 사장 초대 대표로…이사회 독립성·견제 기능 강화
㈜한화는 인적분할을 통해 테크·라이프 사업을 신설 지주사로 집결시키고 분산돼 있던 신사업 전략을 하나의 체계로 정비한다. 사업 성격이 다른 포트폴리오를 분리해 경영 판단과 자본 배분 과정에서 누적돼 온 비효율을 해소하고 각 사업군에 맞는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방산·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은 투자 기간이 길고 정책·규제 변수의 영향이 큰 산업인 반면 테크·라이프 부문은 기술 변화와 소비 트렌드에 따라 투자 시점과 의사결정 속도가 성과에 직결되는 구조다. 한화는 이질적인 사업을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하면서 투자 우선순위 혼선과 의사결정 지연이 반복돼 왔다는 점을 문제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이사회 결의에 앞서 여러 차례 사전 설명회를 열고 사업별 현금흐름 구조, 투자 회수 기간, 리스크 요인, 계열사 간 자본 배분 방식을 집중 점검했다. 그 결과 일부 사업에서 투자 결정이 늦어지고 전략 실행 속도에 차이가 발생해 왔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이번 인적분할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된다. 임직원 성과보상분(RSU)을 제외한 보통주 445만주를 소각해 발행주식 수를 줄이고, 최소 주당 배당금(DPS)은 보통주 기준 800원에서 1000원으로 상향했다. 구형 우선주 19만9033주 전량을 장외매수 방식으로 취득·소각해 우선주 구조로 남아 있던 할인 요인도 해소한다.
이 같은 조치는 복합기업 구조에서 발생해 온 가치 할인과 지주회사 할인 요인을 동시에 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구조 개편과 환원 정책이 맞물리면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설되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테크·라이프 사업을 총괄하는 지주사 성격의 회사로 출범한다. 테크와 라이프를 별도 체계로 묶어 투자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계열사 단위로 흩어져 있던 전략을 지주 차원에서 조정함으로써 실행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F&B와 리테일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솔루션을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하고 AI 기술·로봇·자동화 설비를 결합한 '스마트 F&B', 스마트 관제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고객 응대에 적용한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지능형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스마트 로지스틱스' 등 3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기존 사업의 성장과 함께 부문 간 시너지를 활용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테크 부문에서는 한화비전이 AI 기반 지능화와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영상보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화세미텍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장비인 TC본더를 앞세워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에 나선다. 한화모멘텀과 한화로보틱스는 자동화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물류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형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 라이프 부문에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하이엔드 리조트 브랜드 '안토'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한화갤러리아는 명품관 재건축을 통해 프리미엄 특화 백화점 전략을 강화한다. 또 지난해 합류한 아워홈은 상품 개발부터 식자재 공급, 생산·유통까지 연결하는 F&B 밸류체인 전반의 솔루션 사업자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 출신 김형조 사장이 선임된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4명 등 7인 체제로 구성돼 전문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이 담당해 온 유통·로봇·반도체 장비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 재편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과 함께 신설 지주를 통해 성장 전략이 어떻게 구체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