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5건 분석해보니
벌금형·징역형의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처벌 수위 높여 경각심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테러·협박범에게 최대 5년의 징역이나 2000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공중협박죄가 지난해 3월 신설됐지만 관련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법원은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분류되는 벌금형·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처벌 조항이 정교해졌으나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판결이 반복되는 탓에 범죄 예방 효과가 낮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본지가 지난해 공중협박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의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피고인 5명 가운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인원이 4명,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1명이었다. 재판부는 반성하고 있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정부가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처벌을 강화했으나 테러 예고나 협박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처벌의 느슨함이 지목된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을 처벌하기 위해 공중협박죄가 신설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공중협박죄를 도입하기 전까지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 범죄를 처벌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통상 협박, 살인예비·음모, 정보통신망법 위반, 경범죄처벌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법정형이 낮은 탓에 제대로 된 처벌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피해자를 누구로 보아야 하는지, 언제 범죄가 성립하는지에 따라 유사한 범죄에 적용되는 혐의나 최종 판결이 엇갈렸다. 사실상 공중을 대상으로 한 협박임에도 처벌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벌금형·징역형의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처벌 수위 높여 경각심 키워야"
지난해 8월 5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당 백화점 내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글이 올라와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
[파이낸셜뉴스] 테러·협박범에게 최대 5년의 징역이나 2000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공중협박죄가 지난해 3월 신설됐지만 관련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법원은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분류되는 벌금형·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처벌 조항이 정교해졌으나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판결이 반복되는 탓에 범죄 예방 효과가 낮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본지가 지난해 공중협박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의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피고인 5명 가운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인원이 4명,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1명이었다. 재판부는 반성하고 있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정부가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처벌을 강화했으나 테러 예고나 협박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처벌의 느슨함이 지목된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을 처벌하기 위해 공중협박죄가 신설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공중협박죄를 도입하기 전까지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 범죄를 처벌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통상 협박, 살인예비·음모, 정보통신망법 위반, 경범죄처벌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법정형이 낮은 탓에 제대로 된 처벌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피해자를 누구로 보아야 하는지, 언제 범죄가 성립하는지에 따라 유사한 범죄에 적용되는 혐의나 최종 판결이 엇갈렸다. 사실상 공중을 대상으로 한 협박임에도 처벌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일각에선 재판부 역시 엄중 처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공중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이 게시한 협박 글을 읽은 제3자는 실제로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로서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에서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자신과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해외에선 허위 테러·협박을 강력히 처벌하는 추세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 메시지, 이메일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글을 게시하면 10대 청소년도 징역형에 처하게 한다. 상대방이 위협을 실제로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불문하고 처벌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시간주에선 테러 위협이나 허위 신고를 한 경우 20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2만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법원은 두 가지 형을 모두 선고할 수도 있으며 범행을 저지를 의도나 능력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처벌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처벌 수위를 높여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사법부가 강력하게 처벌함으로써 공중협박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받고 큰 불이익이 생긴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사상 책임도 철저히 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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