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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추심, 이제 가족이 대신 신고…악질 업자엔 ‘계약 무효’ 통보

쿠키뉴스 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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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추심, 이제 가족이 대신 신고…악질 업자엔 ‘계약 무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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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2026년 채무자대리인 선임지원 사업 운영방안 발표
채무자 본인 신청 없어도 가족·지인 등 관계인이 직접 보호 신청 가능
지원 횟수 제한 폐지...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 확인서도 발급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앞으로 불법 사금융 피해를 입은 채무자가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직접 신고를 하지 못하더라도, 가족이나 지인이 대신 채무자대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불법추심이 근절될 때까지 지원 횟수 제한 없이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금감원이 직접 채권자에게 전화를 걸어 경고하는 등 초동 대처가 대폭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채무자대리인 선임지원 사업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에 맞춰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채무자대리인 사업은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의 한 축으로 불법사금융·불법추심 피해자에게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를 무료로 선임하여 불법·과도한 채권추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피해구제 제도다.

이용 요건 완화…가족·지인도 단독 신청 가능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청 요건의 완화다. 그동안은 채무자 본인이 신청한 이후에야 관계인(가족·지인)에 대한 지원이 가능해, 채무자가 심리적 위축이나 보복 우려로 신청을 기피할 경우 주변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2월부터 채무당사자 신청 없이도 관계인의 단독 신청을 허용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에 ‘1회 연장’ 등으로 제한되었던 지원 횟수 제한도 전면 폐지된다. 그동안은 불법추심이 반복되더라도 1회 연장까지만 지원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횟수·기간 제한이 폐지된다. 불법사금융업자가 추심을 재개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위협하는 경우에도 피해자가 제도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보호할 예정이다.

금융위 제공.

금융위 제공. 


선임 전부터 구두 경고…악질 업자엔 ‘계약 무효’ 통보

피해자가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를 선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초동조치’도 강화한다. 그간 채무자대리인 선임까지 평균 10일 정도 소요돼 피해자가 그 사이에 추가 협박이나 재추심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기존에는 금감원이 불법추심자에게 문자로만 경고를 보냈으나, 올해부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접 구두경고와 SNS상 경고조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연이율 60%를 초과하는 ‘반사회적 대부계약’에 대해서는 금감원장 명의의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확인서’를 발급해 불법사금융업자에게 통보한다. 해당 계약이 원금과 이자를 갚을 의무가 없는 무효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는 것이다. 폭행 또는 물리적 위협 우려가 있는 피해자의 경우에는 금감원이 발급하는 피해사실확인서를 통해 경찰과 연계한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다.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임시숙소 제공, 스마트워치 지급, 가해자 경고 등 긴급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금융위는 이를 상시 협조체계로 운영한다.


선임 이후에도 ‘2단계 점검’…재추심 발생 즉시 차단

금융위는 대한법률구조공단·신용회복위원회 등과 협조해 채무자대리인 선임 이후 관리체계도 강화한다. 올해부터는 선임 사실을 피해자에게 통보할 때 불법추심 재발 시 연락 가능한 담당자·대리인 전화번호, 대응 매뉴얼, 재신고 절차 등을 함께 안내한다. 선임 이후에는 1개월차, 5개월차 두 차례 정기 조사를 실시해 실제 추심이 중단됐는지를 확인한다.

만약 재추심이 확인될 경우, 법률구조공단이 즉시 불법추심자에게 경고문자를 발송하고, 금감원은 전화번호 이용정지 등 차단조치를 요청한다. 필요한 경우 즉시 수사기관과 연계해 추가 피해를 예방한다.

이 모든 과정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신용회복위원회) 전담자가 피해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관리한다. 피해자는 같은 담당자의 도움을 받으며 신고·법률지원·수사 연계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기관 간 단절로 인한 불편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최근 불법사금융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채무자대리인 지원 실적은 총 1만1083건으로 전년(3096건) 대비 258% 폭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위는 금감원·법률구조공단·신복위 등과 협력해 제도 개선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불법사금융 대응 홍보(현수막·포스터·영상)를 지속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운영 방향은 불법추심이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국가가 피해자 곁에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경찰, 금감원, 법률구조공단이 긴밀히 연계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돕겠다”고 밝혔다.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 및 채무자대리인 신청은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