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불법사금융 피해자 눈물 닦아준 금융당국…채무자대리인 제도 강화

머니투데이 김도엽기자
원문보기

불법사금융 피해자 눈물 닦아준 금융당국…채무자대리인 제도 강화

속보
이 대통령, 1박2일 방일 마치고 간사이서 귀국길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불법사금융업자 B에게 2000만원을 빌린 뒤 매주 100만원씩 30회 상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한동안 정상 변제했으나 자금 사정이 악화돼 변제가 어려워지자, B는 기존 이자를 원금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채무를 부풀렸다. B는 가족에게까지 연락하며 강압적으로 변제를 요구하며 A씨를 협박했다. 결국 폐업에 이른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공단은 소속 변호사를 채무자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최고금리 위반을 확인해 부당이득반환 소송을 제기해 1500만원을 돌려받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이같은 채무자대리인 선임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채무자 대리인 제도는 불법 사금융 피해자나 법정 최고금리 초과 대출 피해자가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변호사(채무자대리인)를 무료로 선임해주는 제도다. 지난해에는 총 2497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1만1083건을 지원하며 2014년 제도 시행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불법사금융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채무자 대리인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채무자대리인 제도 전반을 강화한다.

우선 채무자대리인 선임 전부터 불법추심을 근절하는 초동조치가 강화된다. 불법추심이 신고되면 약 10일이 소요되는 채무자대리인 선임 전에 금감원 직원이 직접 전화로 경고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문자 통지 방식이었으나 긴급 상황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금감원은 연 60%를 넘는 반사회적 대부계약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금감원장 명의의 '무효 확인서'를 발급해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직접 전달한다. 피해가 심각해 신체적 위해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경찰과 연계돼 스마트워치 지급, 임시 숙소 제공, 가해자 경고 등 보호 조치도 병행된다.

채무자대리인이 선임된 뒤의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변호사가 선임되면 불법추심 재발 시 즉시 연락 가능한 변호사 번호, 대응 요령, 신고 절차 등이 함께 안내된다. 선임 후 1개월차와 5개월차에 추심 중단 여부를 점검하며, 재추심이 확인될 경우 즉각 금감원·경찰이 연계해 차단 조치를 진행한다. 이같은 과정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신복위) 전담자가 피해자와 소통하면서 각 기관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신청 요건도 크게 완화된다. 기존에는 채무자대리인 선임이 1회 연장만 가능해 재추심이 반복될 경우 보호 공백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제한 없이 다시 신청할 수 있다. 또 오는 2월부터는 채무자가 직접 신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가족·지인 등 관계인이 단독으로 신청이 가능하도록 규정도 변경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채무자가 두려움이나 부담 때문에 신청을 꺼리고 관계인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금융위는 "2026년도 채무자대리인 선임지원 사업은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불법추심이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데 초점을 두겠다"라고 밝혔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