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파월 전면전’ 확산
트럼프, 포드공장 연설서 ‘의장 또 직격’
“파월수사, 보복으로 보여도 어쩔수 없어”
“反관세론자는 친중” 관세판결 여론전도
韓 등 10개국 은행장들 이례적 공동성명
“美정치이슈 아닌 글로벌 통화질서 문제”
‘월가황제’ 다이먼도 “파월 수사 역효과”
트럼프, 포드공장 연설서 ‘의장 또 직격’
“파월수사, 보복으로 보여도 어쩔수 없어”
“反관세론자는 친중” 관세판결 여론전도
韓 등 10개국 은행장들 이례적 공동성명
“美정치이슈 아닌 글로벌 통화질서 문제”
‘월가황제’ 다이먼도 “파월 수사 역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자동차 생산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향해 공개 사퇴를 요구하며 연준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금리 정책과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을 거듭 비난한데 이어, 관세 정책을 둘러싼 사법 판단을 하루 앞두고 통화·통상 전반에 걸쳐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장들과 글로벌 금융권은 잇따라 ‘연준 독립성’을 방어하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거나, 그보다 더 나쁘다”며 “곧 그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제롬 파월 의장이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관련 검찰의 소환장 발부를 공개 비판하는 등 정부와 중앙은행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의 조기 퇴임을 거듭 촉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나쁜 연준 의장을 갖고 있다”며 “특히 금리를 너무 높게 했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비판했다. 연준 본부 개보수 사업을 두고도 “작은 건물 하나를 고치는 데 역사상 가장 비싼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나는 2500만달러로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도 파월 의장을 “정말 뻣뻣한 사람(real stiff)”, “얼간이(jerk)”라고 표현하며 “나는 시장이 호황일 때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곧 떠나게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 “몇몇 저명한 보수주의자들도 ‘정치적 보복’으로 보인다고 한다’는 지적엔 “몇몇 저명한 보수주의자들은 그걸 좋아한다. 반대보다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고 반박했으며 “어떻게 보이는지는 나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反관세론자=親中주의자” 관세성과 나열=관세 정책을 둘러싼 발언도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의 당위성과 효과를 나열하며 “반(反)관세론자는 친중(親中)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관세 정책에 대해 비평가들이 내놓은 모든 예측은 실현되지 않았다”며 “증거들은 압도적으로 관세 부담이 미국 소비자가 아니라 외국과 중개인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방 대법원의 관세 관련 판결이 임박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중심이 된 사람들에 의해 제기된 사건”이라며 “이기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모색하겠지만 우리는 이길 것이다.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세의 법적 정당성을 국가 안보 문제로 연결하며 사법부 판단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자동차 산업 정책도 강조했다. 그는 “정신 나간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고 내연기관에 대한 전쟁을 완전히 끝냈다”며 “그 어떤 대통령도 해내지 못한 방식으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외국 자동차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설립과 고용 확대에 대해 “좋은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을 들어오게 하고, 일본을 들어오게 하자”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생산 가능성도 언급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도 참전…“연준 독립성 지켜져야”=트럼프 대통령의 공세가 거세지자 국제 금융당국은 즉각 반응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캐나다은행, 호주중앙은행, 한국은행 등 1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에게 “전적인 연대”를 표명했다. 이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의 초석”이라며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정치적 압박은 법치와 민주적 책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공동 성명은 주요 선진국과 아시아 중앙은행 수장들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연준 문제를 미국 국내 정치 이슈가 아닌 글로벌 통화질서의 문제로 격상시킨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파월 의장 수사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고 시간이 지나며 금리를 오히려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이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을 믿고 있다”며 이번 사안이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연준 본부 개보수 사업을 둘러싼 수사에 대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익에 부합하는 판단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온 데 따른 전례 없는 압박”이라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연준은 법적 대응과 통화정책 판단은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정책은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분위기다. 연준은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에 따라 통화정책 결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며, 외부 압박과 무관하게 물가와 고용 지표를 중심으로 판단하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