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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비상벨"·"이리떼의 칼춤"…윤의 '89분 항변'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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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비상벨"·"이리떼의 칼춤"…윤의 '89분 항변'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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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제(13일) 내란 혐의에 대한 검찰의 구형을 앞두고 약 89분간 최후진술에 나서며,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목청을 높였고 준비해온 서류를 읽어 내려가다 점차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계엄을 "국민을 억압하기 위한 군사행정이 아닌, 주권자인 국민에게 국가 위기를 알리기 위한 비상벨"이라고 규정하며, 이번 사건을 "내란몰이"이자 "정치적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몇 시간 계엄을 내란으로 몰았다"…수사 전반에 강한 불신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 서두부터 자신을 겨냥한 수사 전반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불과 몇 시간 계엄이자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들고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해 임무에 충실했던 수많은 공직자가 마구잡이로 입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공소장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일 뿐"이라며 "수사가 아닌 조작과 왜곡"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을 향해선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이라거나 "어둠의 세력들과 민주당의 호루라기 소리에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이리떼들의 모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총알 없는 빈총"…무력 장악·폭동 의도 부인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당시 군 투입 규모와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내란이나 폭동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총알 없는 빈총 들고 하는 내란 보셨습니까?"라고 반문하며 계엄이 과장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에 투입된 병력과 관련해서는 특전사 92명과 수방사 15명에 불과했고, 일부 병력에 대해선 "비무장 상태로 국회 담벼락 아래 그냥 앉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누구도 국민을 억압하거나 국회의원의 계엄해제 요구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계엄선포 두 시간 만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이 이루어지자 즉시 병력을 철수시켰다"며 "폭동이나 국헌문란의 목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친위 쿠데타라면 이렇게 했겠나"…사전 준비 없었다는 주장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 치밀하게 준비된 쿠데타라는 주장도 정면 반박했습니다. 그는 "친위 쿠데타를 이렇게 방송으로 알리고 사전 준비 없이 야간 당직 근무자 소수만 데리고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계엄 선포 직전까지 공식 외교 일정과 민생 행사를 정상 소화했고, 군 지휘부 간 사전 소통도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들며 "전혀 사전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곧바로 계엄 해제 요구를 의결할 것이라 예상했고, 빠르면 반나절, 길어야 하루면 끝날 계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 국가긴급권, 형사재판 대상 아냐"

특히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상 대통령의 전속 권한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는 내란이 될 수 없다"며 "전 세계 헌정사에도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로 형사법정에 선 전례는 없다"고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군 간부와 공직자들이 "내란몰이에 희생됐다"며 "수많은 공직자들을 입건과 구속으로 위협해 거짓 증언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끝으로 "국가 위기 상황에서 주권자를 깨우기 위한 비상계엄 선포는 결코 국헌문란이나 폭동이 될 수 없다"며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는 내란이 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의 89분간 이어진 최후진술에 윤갑근 변호사 등 일부 변호인들이 조는 모습이 포착되기 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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