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일반적인 국가 원수 이상의 격과 권위를 갖는다. 신정(神政) 체제인 이란에서 하메네이는 보통 인간이 아닌 '신의 대리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알라의 뜻을 받아 이슬람 율법을 집행하는 초월적 존재에 가깝다. 권위주의 국가의 독재자들보다도 더 절대적인 권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그런데 반정부 시위로 정권 붕괴 위기설까지 나온 이란에서 최근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 보인다. 신의 대리인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모독하는 영상과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진을 태워 담배에 불을 붙이고 사진을 향해 욕을 하는 영상물이다. 심지어 행동 주체가 이슬람 근본주의 독재국가에서 불평등 대우를 받는 여성이란 점이 더 놀랍다. 이란에선 하메네이의 사진 훼손이 중범죄이고, 여성의 흡연도 금지됐다. 게다가 이 여성들은 이슬람 율법에서 의무화된 히잡도 쓰지 않았다.
이는 이슬람 신정 체제와 권위주의 독재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과 반대의 메시지다. 이 정도면 신정 체제는 권위를 잃은 것을 넘어 혐오 대상으로 전락했을 수 있다. 2022년 '히잡 시위'와 달리 이번 시위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했다는 점, 시위 구호가 '독재자에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로 바뀐 점도 같은 맥락이다. 신의 대리인을 '독재자'로 칭하며 금기를 깨는 동시에 신정 종식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시위대가 모스크를 불태우고 이슬람 표식이 들어간 이란 국기 대신 옛 왕조 시절 국기를 내거는 장면도 포착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태워 담뱃불 붙이는 이란 여성 |
그런데 반정부 시위로 정권 붕괴 위기설까지 나온 이란에서 최근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 보인다. 신의 대리인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모독하는 영상과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진을 태워 담배에 불을 붙이고 사진을 향해 욕을 하는 영상물이다. 심지어 행동 주체가 이슬람 근본주의 독재국가에서 불평등 대우를 받는 여성이란 점이 더 놀랍다. 이란에선 하메네이의 사진 훼손이 중범죄이고, 여성의 흡연도 금지됐다. 게다가 이 여성들은 이슬람 율법에서 의무화된 히잡도 쓰지 않았다.
이는 이슬람 신정 체제와 권위주의 독재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과 반대의 메시지다. 이 정도면 신정 체제는 권위를 잃은 것을 넘어 혐오 대상으로 전락했을 수 있다. 2022년 '히잡 시위'와 달리 이번 시위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했다는 점, 시위 구호가 '독재자에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로 바뀐 점도 같은 맥락이다. 신의 대리인을 '독재자'로 칭하며 금기를 깨는 동시에 신정 종식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시위대가 모스크를 불태우고 이슬람 표식이 들어간 이란 국기 대신 옛 왕조 시절 국기를 내거는 장면도 포착된다.
'레짐 체인지'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내부에서도 퇴진 요구가 확산하면서 혁명 정권은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1979년 친미 팔레비 왕조 축출로 탄생한 이슬람 공화국도 반세기를 못 넘겨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미국은 군사 개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결정타를 날릴 적절한 타이밍을 재고 있다. 이란 민중 사이에선 친미 왕정 복원을 원하는 목소리까지 나오지만, 현실적으론 왕정보단 과도정부를 거쳐 의회 공화정 체제로 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시위대의 정권 전복이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다. 모스크를 불태운 장면 등은 이번에도 민주화 염원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을 키운다. 사실상 국민 전체가 이슬람 신도인 나라에서 모스크가 훼손된 건 아직 행동하지 않는 다수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채 역풍을 몰고 올 수 있어서다. 시위가 불순분자들의 폭동이거나 외세 개입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의 적극적인 군사 개입 역시 어려워진다. 이미 관세 카드를 꺼낸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시위 확산을 독려하고 이란의 경제난을 가중할 여러 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시위의 결말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이란 시위 |
가정일 뿐이지만, 만약 이란에서 친미 정권이 복원된다면 국제 정세는 대전환의 격변기를 맞게 된다. 우선 미국이 적대세력으로 규정한 6개 주체 중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이어 이란까지 2개가 제거된다. 그러면 중국, 러시아, 북한, 쿠바가 남는데, 이는 반미 블록의 약화를 뜻한다. 가장 큰 타격은 이란과 공생 관계인 북한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이란은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고 핵무기 기술도 주고받으며 군사 협력을 다져왔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는다는 동병상련 속에 이란은 북한의 원유 주공급원이자 주요 무기 판매처 역할을 했다.
친미 정권이 이란에 들어선다면 북한 기술자들을 모두 추방하고 과거 북한과 공유했던 핵과 미사일 기밀을 미국에 넘길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북한은 전략무기 기술 발전에 장애가 생기고 현 무기 체계의 약점도 노출하게 된다. 북한은 또 원유 보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되고, 재래식 무기와 미사일 부품을 꾸준히 사주던 시장의 실종으로 외화벌이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 반미 동반자의 몰락은 북한 지배층의 심리적 동요와 불안도 키울 수 있다.
[그래픽] 이란 반정부시위 미국 정부 개입 옵션 |
가정이 현실화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입을 상처도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은 남미 거점인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 거점마저 잃게 된다. 특히 해외 네트워크 사업인 '일대일로'에서 중동과 유럽을 잇는 회랑(이란)이 끊기게 된다. 중국 역시 이란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원유를 수입해온 만큼 석유 통제권이 미국에 넘어가면 에너지 안보에도 위기가 온다. 러시아의 경우 소모전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형 악재를 맞게 된다.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등 주요 무기를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스피해 국경 이남에 주적 미군이 주둔하는 최악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한다.
다만 이란의 친미 회귀는 한반도 정세를 더 큰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든든한 우군을 잃은 북한, 중국, 러시아 모두 삼각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반작용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삼각 협력도 지금보다 더 강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각각 결속하며 한반도에서 더 첨예하게 대치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일단 한반도에서 현상을 유지하면서 서반구에서 쿠바를 위시한 반미 국가들을 정리하고 그린란드 합병에 진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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