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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불소 이온으로 단백질 ‘온·오프’ 조절 기술 개발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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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불소 이온으로 단백질 ‘온·오프’ 조절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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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만 단백질 활성화… 질병 연구·합성생물학 활용 기대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단백질을 필요할 때만 작동하도록 일부러 '꺼진 상태'로 만든 뒤, 불소 이온을 이용해 다시 활성화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질병 연구 등에서 단백질 기능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부산대학교는 화학과 고민섭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 기능에 핵심적인 아미노산 자리에 비천연 아미노산을 유전적으로 도입해 단백질을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한 뒤, 불소 이온이라는 화학적 자극을 가하면 단백질 기능이 다시 활성화되는 새로운 단백질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전했다.
(왼쪽부터)부산대 고민섭 교수, 배지은 석박통합과정생, 김소란 석사 졸업생. 부산대 제공

(왼쪽부터)부산대 고민섭 교수, 배지은 석박통합과정생, 김소란 석사 졸업생. 부산대 제공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백질 기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의 페놀기를 보호기로 가린 비천연 아미노산을 설계해 단백질의 핵심 위치에 삽입한 데 있다. 이 상태에서는 페놀기가 가려져 단백질 기능이 억제되지만, 불소 이온을 처리하면 보호기가 선택적으로 제거되면서 자연 타이로신이 복원되고 단백질 기능이 다시 활성화된다.

연구팀은 '유전자 코드 확장'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비천연 아미노산을 단백질에 도입, 불소 이온 처리만으로 단백질 기능을 원하는 시점에 켤 수 있는 '화학적 액추에이터' 전략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형광 단백질과 유전자 재조합 효소인 크레(Cre) 재조합효소에 적용돼 시험관 내 실험뿐 아니라 살아있는 세포에서도 단백질 기능이 활성화됨을 입증했다.

기존 단백질 조절 연구가 주로 유전자 발현 단계에 집중해 온 것과 달리, 이번 성과는 세포 내에 이미 존재하는 단백질을 유전자 발현 조절 없이 화학적 자극만으로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질병 관련 단백질의 활성 시점에 따른 세포 반응 분석, 약물 표적 단백질의 기능 검증 등 다양한 기초 연구와 합성생물학·세포공학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2025년 12월 10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신진연구사업과 교육부 G-램프(G-LAMP)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부산대 화학과 배지은 석박통합과정생과 김소란 석사 졸업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고민섭 교수는 "이미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불소 이온이라는 화학적 트리거로 직접 활성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단백질 수준에서의 정밀한 화학적 기능 제어 전략으로 다양한 생명과학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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