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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참사”…사립고 기간제교사 성폭력 사건에 졸업생들 나섰다

헤럴드경제 나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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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참사”…사립고 기간제교사 성폭력 사건에 졸업생들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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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울산시교육청에서 울산여성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한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12일 울산시교육청에서 울산여성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한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 간부급 교사가 기간제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해당 학교 졸업생들이 “구조적 폭력”이라며 엄정한 수사와 학교 운영 전반의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졸업생으로서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번 사건은 권력이 집중된 폐쇄적 학교 운영 구조, 위계적 조직 문화, 약자의 목소리를 지워온 오랜 관행 속에서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는 과거부터 이사장 중심의 강력한 통제 아래 운영돼 왔고, 한때 과도한 학생 체벌과 인권 침해 문제로 사회적 논란을 빚었음에도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 없이 문제를 덮어 왔다”며 “그 결과 교직원 사이에서도 권력형 폭력이 반복될 수 있는 토양이 유지됐다”고 비판했다.

졸업생들은 특히 “기간제 교사는 고용 구조상 문제 제기가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다”며 “불균형한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 구조적 폭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교와 학교법인, 감독 기관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졸업생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에 대한 즉각적 파면과 엄정한 수사·처벌, 학교의 은폐·축소 시도 여부에 대한 진상 조사, 피해자 보호 조치 이행 상황 공개,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권력형 폭력 예방 시스템 구축, 학교 운영 구조 개편 등을 요구했다.

졸업생들은 “피해자에게 전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한다”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2차 가해, 침묵 강요, 신상 추측, 책임 전가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울산지역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9월 술을 겸한 식사 자리 이후 발생했다. 가해 교사는 사건 발생 한 달여가 지난 11월 1일에야 직위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또 다른 기간제 교사가 이보다 앞선 시기에 같은 간부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추가로 신고했다.

울산여성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측이 피해자들의 신고에도 가해자와 즉각 분리하지 않고, ‘소문내지 마라’ ‘여자 중에 이런 일 안 당하고 사는 사람 없다’ 등 발언으로 2차 가해를 했다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