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2% '고위험 음주' 상태…간경변 오기 전 정기 검진 당부
금주만으로 지방간 회복…블랙아웃 등 금단 동반 시 치료 필요
새해를 맞아 운동과 식단, 수면을 관리하듯 음주 습관을 점검하는 것 역시 중요한 건강 관리 요소다. 음주 빈도와 음주량이 줄지 않고 술이 일상적인 습관처럼 이어지고 있다면 잘못된 음주 습관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 News1 DB |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새해를 맞아 운동과 식단, 수면을 관리하듯 음주 습관을 점검하는 것 역시 중요한 건강 관리 요소다. 음주 빈도와 음주량이 줄지 않고 술이 일상적인 습관처럼 이어지고 있다면 잘못된 음주 습관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술은 1군 발암물질…"복수, 황달 왔다면 간경변 의심"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사람의 비율은 57.1%로 그중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소주(50mL)나 맥주(200mL)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의 음주를 주 2회 이상 마신 '고위험 음주'의 비율은 12%에 달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의 하운식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알코올 문제는 술을 얼마나 마셨느냐보다, 그만 마시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 멈출 수 있는지, 즉 조절력이 유지되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1월은 자신의 음주 습관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새해 '단주' 다짐을 세우기 좋은 시기다. 특히 연말에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반드시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아 주의해야 한다.
하운식 원장은 "간 수치는 간세포 손상 시 나타나는 효소를 측정하는 지표로, 간이 이미 많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수치가 높지 않게 측정될 수도 있다"며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전호수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술은 1군 발암물질"이라면서 "고위험 음주는 단순한 간의 무리를 넘어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화, 간암 등의 간 질환과 기타 전신 질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로 간세포 내 지방이 5% 이상 쌓인 상태를 말하며 절주나 금주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시면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체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악화하면 피로감이나 오른쪽 윗배의 불편감, 식욕 저하,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금주하면 간 수치가 4~6주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절주나 금주를 통해 큰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되는 음주를 통해 지방간이나 간염에 그치지 않고 악화해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술을 끊어도 이전 상태로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복수나 황달의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상당히 진행된 간경변증을 의미하기 때문에 폭음이나 만성적으로 음주하게 될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게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금주다. 금주만으로도 대부분의 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회복될 수 있다.
"막연한 다짐보다 음주 패턴 기록해 금주와 절주 결심할 때"
잘못된 음주 습관 때문에 건강이 걱정된다면 정기적인 혈액검사 외에도 상황에 따라 추가 평가를 고려할 수 있다. 간·췌장 상태 확인을 위한 초음파 또는 CT, 위식도정맥류나 궤양 확인을 위한 위내시경, 췌장 기능 검사, 심장 기능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블랙아웃(일시적 기억상실)이 반복되거나 기억력 저하가 의심되거나 고령이라면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신경인지검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단일 검사보다 장기간 과도한 음주력과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게 중요하다.
자가 점검도 가능하다. 술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음주를 지적받아 불쾌했던 적이 있는지, 음주 후 죄책감·후회·우울·불안을 느낀 적이 있는지, 아침술이나 해장술이 필요했던 적이 있는지 등에 '그렇다'가 반복된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 ⓒ News1 DB |
자가 점검도 가능하다. 술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음주를 지적받아 불쾌했던 적이 있는지, 음주 후 죄책감·후회·우울·불안을 느낀 적이 있는지, 아침술이나 해장술이 필요했던 적이 있는지 등에 '그렇다'가 반복된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술 주량을 축소해 말하거나 몰래 마시는 행동,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드는 상황, 음주 운전이나 사고, 금단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권장된다. 새해에는 막연히 '술을 줄여야지'라고 다짐하기보다 본인의 음주를 기록해 패턴을 확인해 볼 만하다.
전호수 교수는 "안전한 음주, 괜찮은 음주는 없다. 사람에 따라 단 한잔으로도 간에 무리가 될 수 있지만, 부득이 음주해야 한다면 한 번에 남자는 4잔, 여자는 2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또 하루 음주를 했다면 3일 이상 금주하며 쉬는 게 간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새해 다짐으로 금주하기, 절주하기를 계획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며 "건강에 이상이 느껴질 때는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료와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 원장 역시 "술을 마시는 습관을 대체할 활동을 만들고, 블랙아웃, 반복되는 음주 문제 등 몸과 뇌가 보내는 경고신호가 있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전문 치료진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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