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하라가 13일 등번호 74번 유니폼을 입고 니혼햄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캡처=스포츠호치 SNS |
6년 만에 니혼햄에 복귀한 아리하라는 "180이닝 이상을 더지는 게 올해 목표"라고 했다. 사진캡처=주니치 스포츠 SNS |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LA 다저스에서 17번 선수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사진출처=LA 다저스 SNS |
메이저리그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32)는 대표팀과 프로팀 등번호가 다르다. 그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에서 '16번' 유니폼을 입는다. 2014년 미일야구대회부터 시작해 2015년 프리미어12, 2023년 WBC 때도 '16번'을 썼다. 이번에도 등번호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16번'을 선택했다. 일본대표팀의 오타니 하면, 자연스럽게 '16번'으로 연결된다.
프로 선수에게 등번호는 분신이고 상징이다. 아무 이유 없이 고를 수가 없다. 그동안 오타니가 달았던 이력도 그랬다. 여러 가지 사정과 변수가 얽혀 결정됐다.
2013년 신인 1지명 입단.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던 오타니를 니혼햄 파이터스가 어렵게 데려왔다. 니혼햄은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를 보장하겠다고 설득했다. 또 다르빗슈 유(40·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메이저리그로 가면서 비워둔 '11번'을 오타니를 위해 준비했다. 오타니가 어린 시절 동경했던 '슈퍼스타' 다르빗슈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도 '11번'을 썼다.
니혼햄에서 5년간 '이도류'의 가능성을 확인한 오타니는 2018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날아갔다. LA 에인절스에서 '17번'과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11번'은 LA 에인절스의 영구결번이었다.
'17번'와 인연이 있다. 이와테현 동향이자 고교 3년 선배인 기쿠치 유세이(35·LA 에인절스)가 썼던 등번호다. 오타니는 고시엔대회에서 맹활약하는 기쿠치를 보고 이와테현 하나마키히가시고등학교에 진학해 꿈을 키웠다. 오타니도 고교 1학년 때 '17번' 유니폼을 입었다. 기쿠치는 이번 WBC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다. 그에게 '17번'이 배정됐다.
아리하라는 지난해까지 3년간 소프트뱅크에서 17번을 달았다. 세 시즌 동안 38승을 올리며, 2년 연속 우승에 공헌했다.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
니혼햄 에이스 이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등번호 17번을 쓰고 있다. 사진캡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
지난해 주축 선발투수로 도약한 다쓰. 사진캡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
'17번'으로 바꿔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2024년 LA 다저스로 이적해 '17번'을 계속 쓰고 있다. 그는 LA 다저스에서 '17번'을 넘겨준 베테랑 투수 조 켈리의 아내에게 포르셰 자동차를 선물해 크게 화제가 됐다. '17번'이 의미가 큰 번호가 된 것이다. 일본 투수들에게 '18번'이 에이스를 상징했는데, 오타니가 등장해 분위기를 바꿨다.
오타니는 프로 2년차였던 2014년, 미일야구대회 때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다. 연차순으로 등번호를 골랐는데, 선배 기시 다카유키가 먼저 '11번'을 찾았다. 오타니는 순서에 따라 '16번'을 골랐다. 이때부터 대표팀에선 '16번'이 굳어졌다. 2023년 WBC 때 이토 히로미(29·니혼햄)가 '17번', 야마모토 요시노부(28·LA 다저스)가 '18번'을 달았다.
13일 열린 우완투수 아리하라 고헤이(34)의 니혼햄 입단식. 주축 선수에겐 매우 이례적인 등번호가 등장했다. 6년 만에 니혼햄에 복귀한 아리하라가 '74번'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회견을 했다.
한일 프로야구가 비슷하다. 70번대 등번호는 주로 코칭스태프가 사용한다. 니혼햄에선 이와다테 마나부 2군 내야 수비-주루코치(45)가 지난해까지 이 번호를 썼다. 이와다테 코치는 아리하라에게 '74번'을 내주고, '84번'으로 바꿨다.
아리하라는 '74번'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골랐다"라고 했다. 주전 선수로는 매우 파격적인 번호인데, 구단이 제시한 것 중 가장 좋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2023년 WBC 미국과 결승전에 마무리 등판한 오타니. 그는 LA 다저스에서 17번, 대표팀에서 16번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다. 사진캡처=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
오타니는 2023년 니혼햄에 입단하면서, 다르빗슈가 섰던 11번을 받았다. 사진출처=스포츠조선 DB |
아리하라는 2015년 니혼햄 신인 1지명 선수다. '16번'으로 시작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0년까지 6년을 던지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텍사스에서 두 시즌을 뛰고 일본으로 복귀했다. 친정팀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갔다. '3년-12억엔(약 111억 4000만원)'에 계약했다. 니혼햄도 아리하라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했다. 소프트뱅크와 머니게임에서 이길 수 없었다.
아리하라는 소프트뱅크 '17번' 선수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세 시즌 동안 '38승'을 기록했다. 몸값을 충분히 한 셈이다.
친정팀에서 익숙한 번호를 쓰고 싶었겠지만, 후배 투수들이 사용하고 있다. '16번'은 지난해 주축 선발로 올라선 다쓰 고타(22), '17번'은 에이스 이토 등번호다. 이 때문에 니혼햄이 아리하라 영입을 발표했을 때부터 등번호에 관심이 쏠렸다. 이토는 아리하라와 2024~2025년, 2년 연속 다승 공동 1위를 했다.
아리하라는 소프트뱅크 에이스로 2연속 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니혼햄은 2년 연속 1위 경쟁을 벌인 상대팀의 에이스를 데려왔다. 4년-20억엔(약 185억 7000만원), 구단 역대 최고 금액을 투자했다.
소프트뱅크와 3년 계약이 끝난 아리하라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얘기하다가 니혼햄 복귀로 돌아섰다. 그동안 특별히 니혼햄에 애착을 보인 적이 없어, 일부 팬들은 결국 돈으로 움직였다고 주장한다.
아리하라는 "우승을 노리는 니혼햄이 우승을 위해 내가 꼭 필요하다고 했을 때 기뻤다. 180이닝 이상을 던지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신조 쓰요시 감독은 아
2023년 WBC에 일본대표로 나선 다르빗슈. 11번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사진출처=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
리하라를 3월 31일 열리는 지바 롯데 마린즈와 홈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3월 27~29일 소프트뱅크와 원정 개막 시리즈엔 이토, 기타야마 고키(27), 다쓰가 차례로 선발 등판한다. 강력한 선발진을 구성한 니혼햄의 이번 시즌이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