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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찰 고발까지 했지만'…허위 루머에 결국 무너진 양양

연합뉴스 류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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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찰 고발까지 했지만'…허위 루머에 결국 무너진 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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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이어 대자보까지 걸려…인구해변 일대 상가 공실도 심각
양양 인구해변에 걸린 대자보[촬영 류호준]

양양 인구해변에 걸린 대자보
[촬영 류호준]


(양양=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거짓된 소문에 지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14일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일대 도로와 상가 주변에는 '왜곡된 이야기로 양양이 욕먹고 있습니다', '가짜뉴스가 양양을 아프게 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대자보가 줄지어 걸려 있었다.

서핑 비수기인 겨울철임을 감안하더라도 이곳을 오가는 시민과 관광객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민들은 최근 몇 년간 인구해변을 중심으로 한 양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이 방문객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해 여름 온라인상에 확산한 각종 소문과 다른 양양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현수막을 내건 데 이어 이달 초 대형 대자보까지 게시했다.

대자보에는 양양군을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자보와 현수막에 기재된 QR코드를 스캔하자 '[긴급 공유] 양양을 무너뜨리려는 조직적인 여론조작의 실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연결됐다.

대자보 원본[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자보 원본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상에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상에서 확산한 '양양 서핑 해변을 찾은 여성이 외국인 남성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자극적으로 퍼졌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상인들은 이러한 소문이 반복적으로 확산하면서 양양 전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연말연시 해넘이·해맞이 특수는 기대는 접은 지 오래다.

상가 공실 문제도 심각하다.

인구해변 인근 상가 곳곳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절반 가까이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허위 정보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음에도 이를 문제 삼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양양군은 지난해 여름 주민 의견을 수렴해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 경찰에 고발 조치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통보받았다.

군에 따르면 경찰은 성명불상자가 인터넷에 양양 지역의 이미지를 저하할 우려가 있는 허위 사실을 게시한 점은 인정되지만, 게시 내용에 특정 업체나 집합적 피해자가 명시되지 않아 피해자 특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지역 이미지 훼손만으로 개별 업체의 경영 저해와의 인과관계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양양 인구해변 한 상가에 걸린 임대 문의[촬영 류호준]

양양 인구해변 한 상가에 걸린 임대 문의
[촬영 류호준]


지역 이미지 훼손과 관광 위축이라는 지역사회 전체에 피해가 발생해도 제도적으로 피해 주체가 모호하다는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최근에는 양양지역 한 카페에서 "핸드크림을 발랐다는 이유로 '나가달라'는 요구받았다"는 내용이 보도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은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카페가 '양양'에 위치한 곳이 아니라며 공식 보도자료를 내는 소동까지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함께 뜨겁지 못한 여름을 보낸 양양의 올겨울은 유난히 쓸쓸하게 흘러가고 있다.

양양 인구해변에 걸린 현수막[촬영 류호준]

양양 인구해변에 걸린 현수막
[촬영 류호준]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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