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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적자 메꿔주는데 시민 볼모 치킨게임…서울 버스 '준공영제' 어쩌나

뉴시스 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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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적자 메꿔주는데 시민 볼모 치킨게임…서울 버스 '준공영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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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공익사업 아니라 이론적으로 100% 중단 가능
적자 나도 서울시가 보전…선거 겨냥 파업 빈발
대안인 민영제나 완전공영제 모두 장단점 뚜렷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계속되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1.1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계속되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1.1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이 이틀째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22년째 이어진 준공영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이틀 연속 전면 파업 중이다. 서울 시내버스가 이틀 연속 파업을 하는 것은 역대 최초다. 출퇴근 길에 발이 묶인 승객들은 강추위 속에 지하철이나 택시로 몰리고 있다.

노사 분규는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다. 2024년 12월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을 계기로 노사는 버스 기사들의 통상임금 범위와 근로시간, 시급 등을 놓고 수개월째 충돌해 왔다. 현재는 기본급 인상 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서울시민은 출퇴근 불편을 겪고 있다. 아울러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앞으로 어떤 식으로 노사 합의가 되든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금 인상분은 서울시민 혈세로 감당하게 된다. 해마다 임금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이에 따라 서울시민 혈세로 버스 기사 임금을 과도하게 올려준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될 경우 서울시로서는 준공영제를 고수할 명분이 약화된다.

현재 서울시가 운영 중인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노조를 위해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측면이 있다. 지하철과 달리 시내버스는 노동조합법상 필수공익사업에 포함되지 않는 탓에 파업을 할 경우 업무 유지율 규정이 없다. 파업을 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버스 운행이 100%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은 시내버스 노조의 협상력을 키우는 요소다.

시내버스 기사 임금 급등을 제어할 수단이 없다는 점 역시 한계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공기업이라 보수 총액 한도 안에서 각 기관이 인건비를 집행하게 하는 총인건비제를 적용 받지만, 민영제와 공영제를 섞은 준공영제인 버스 회사의 경우 민간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임금 협상을 벌인다.


이번처럼 시내버스 노조가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을 활용해 20% 안팎에 달하는 월급 상승률을 요구해도 사측으로서는 이를 막을 수단이 없는 셈이다. 임금 급등으로 대규모 적자가 나도 준공영제에 따라 서울시가 보전해주기 때문에 사측으로서는 직장 폐쇄 등 고강도 대응을 할 이유가 없다.

궁극적인 임금 협상 상대가 서울시장이라는 점 역시 시내버스 기사들에게는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협상 카드다. 올해처럼 몇 개월 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경우 시내버스 파업으로 승객 불편이 커지면 결과적으로 서울시장을 향한 원성이 높아지게 된다. 선거를 앞두고 시민 불만 고조를 우려하는 서울시장은 시내버스 기사들이 요구하는 임금 상승률을 맞춰주고 빨리 사태를 봉합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 같은 조건들을 시내버스 노조가 십분 활용하면서 사측과 서울시가 임단협 때마다 휘둘리는 모양새다. 한쪽이 강경 일변도에 비타협적인 협상 태도로 일관할 경우 갈등은 더 첨예해진다. 시민 대중교통 편의를 위해 도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오히려 시민에 고통을 주고 비용 부담을 주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노조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인건비 부담이 공영 버스 시스템 자체를 위축시키고 서울시 재정에 큰 부담이 돼 결국 시민의 물가 부담으로 돌아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6.01.1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6.01.13. xconfind@newsis.com


그렇다면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폐지되고 다시 민영제로 돌아가거나 또는 완전 공영제로 전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민영제는 버스 노선 계획과 운영을 모두 민간 기업이 독자적으로 맡고 그에 따른 모든 위험을 민간이 부담하는 제도다.


민간 기업이 이윤을 위해 시내버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행정비용이 들지 않는다.

따라서 시내버스 시장 수요와 공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또 자유 경쟁 운영 방식으로 업체 간 자율 경쟁에 의해 이용자들에게 버스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을 추구할 수 있다.

민영제는 단점도 많다. 버스 외에는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시 외곽 지역에서 수요가 적을 경우 민간 업자는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거나 축소한다.

수익성 위주로 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에 지하철 등과의 연계가 어려워지고 환승 할인이 불가능해진다.

또 수요가 있는 노선에 집중하게 되므로 도심 교통 혼잡이 심화된다. 버스 정류장이 수익성에 따라 설치되므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데 장시간이 걸린다. 나아가 대체 수단이 없는 버스 승객을 대상으로 높은 운임을 부과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정환(왼쪽)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버스노동조합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1.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정환(왼쪽)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버스노동조합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1.12. jhope@newsis.com


완전 공영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공영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책임지고 버스 서비스를 계획,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공공이 노선을 계획하고 조정하며 운영에 따른 비용을 투입한다. 그리고 운영 수입 역시 공공이 회수한다.

버스 노선, 수입금, 차량 등을 공공기관이 관리함으로써 경영 투명성 확보, 업체 간 과다 경쟁 해소, 버스 운송 사업체 대형화를 통해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비수익 노선에도 버스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저렴한 요금을 유지해 저소득 계층인 버스 승객에게 소득을 재분배할 수 있다.

공영제도 단점이 적지 않다. 책임의식 결여에 의한 생산성 저하와 비용 증대, 인건비 등 지출 증대, 별도 대중교통국, 버스교통공사와 같은 방대한 운영 조직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이윤 추구라는 동기 부여 요인이 없기 때문에 버스 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공 조직이 경영 개선과 서비스 향상을 등한시할 수 있다. 독점 체제라 효율성을 개선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결여될 수 있다.

또 공공 조직은 정치권 입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선 신설과 변경, 인사 청탁 등 외부 간섭에 의한 비효율성이 커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시내버스 파업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6.01.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시내버스 파업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6.01.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공공 조직은 관료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버스 승객 불만이나 수요 변화에 둔감해 서비스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

아울러 공영제의 경우 버스 운영으로 발생하는 재정 적자를 시민이 분담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일부 선진국처럼 적자 노선 등으로 인한 엄청난 재정 적자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이처럼 민영제도 완전 공영제도 단점이 뚜렷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한다.

성우용(부산대)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대중교통 정책 변화의 영향 연구- BRT와 무료환승요금제의 정책 효과성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준공영제의 실시로 인해 시내버스 업체의 경영 개선이 이뤄진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한편으로는 시민들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회사이며 특혜를 받는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기업 경영에 대한 위기의식 없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경향이 있다"며 "지방자치단체는 준공영제 시내버스에 대한 전방위적인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하고 매년 이뤄지는 경영 및 서비스 평가에서도 고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통해 대중교통 버스 회사의 공정한 경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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