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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푼이라도 아끼려고…기름값 급등에 주유권도 사고팔아

아시아경제 최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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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푼이라도 아끼려고…기름값 급등에 주유권도 사고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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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이 국내 유가 밀어올려
주유권 거래 시 횡령죄 등 주의
매일 왕복 60km 정도를 자차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황현준씨(30)는 최근 부쩍 오른 기름값 탓에 중고거래 플랫폼을 즐겨 찾는다. 개인이 내놓은 모바일 주유쿠폰이나 미리 결제해 둔 주유 보관증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기 위해서다. 황씨는 "연비가 좋지 않은 차량이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주유권 거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14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주유권'을 검색한 결과, 각종 주유쿠폰과 보관증 거래 게시글이 지난 한 달간 수백건 이상 올라와 있었다. 기업 이벤트로 받은 쿠폰을 되팔거나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 선결제해둔 주유권을 양도하는 방식 등 다양하다. 심지어 현장에서 직접 만나 판매자의 카드로 주유를 해준 뒤 현금을 받는 변칙적인 거래 방식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주유권 중고거래가 성행하는 이유는 고공행진 중인 유가 부담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실질적인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1%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품목별로는 경유(10.8%)와 휘발유(5.7%)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이 국내 유가를 밀어 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여도 환율이 높으면 수입 가격이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유권 거래 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사기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직 종사자가 회사 법인카드로 주유권을 선결제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행위는 엄연한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기름값 부담은 국제 유가 자체의 폭등보다는 환율 상승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중고거래를 선택하는 것이지만, 법인카드를 활용한 거래는 범죄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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