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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세계 최초 AI 규제의 그림자

머니투데이 최성진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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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세계 최초 AI 규제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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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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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인공지능(AI) 기본법'이 시행된다. AI 발전지원과 신뢰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한 이 법은 '세계 최초'로 AI산업을 규제하는 법률이기도 하다. 정부는 억울하다. 법안의 내용은 규제보다 진흥에 초점을 뒀고 법 시행 이후에도 과태료 부과나 사실조사 같은 규제는 1년 이상 유예하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법 시행을 코앞에 둔 지금 AI산업 현장의 분위기는 기대보다 혼란과 불안이 앞선다. 규제의 기준과 적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왜 우리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이다. 최근 막을 내린 CES에서도 봤듯 AI는 미래산업의 주류며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시기에 규제에 앞장설 이유가 없다.

디지털 규제를 선도한 유럽연합(EU)조차 '고위험 AI' 규제에 대해 준비부족과 산업발전 저해우려를 이유로 1년 이상 유예한 상황이다. 그에 더해 그간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들을 겨냥했으나 오히려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판단 아래 규제를 개선하자는 '디지털간소화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주별로 도입하는 AI규제가 혁신의 걸림돌이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합리적 규제를 만들겠다고 한다. 우리나라만 '우선 시행, 사후 보완'을 고집한다.

기업들의 준비 정도도 걱정이다. 지난해 말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에 따르면 법령의 내용조차 모르거나 대응이 미흡하다는 AI스타트업이 97%에 달했다.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법률이 시행되면 과태료, 사실조사 등에서 정부가 유연성을 보이더라도 법률적 의무가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AI기업들은 이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떻게 해야 법을 지키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기업들이 법 시행과 동시에 모든 의무를 준수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또한 시행되는 법령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글로벌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규제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성능이 아주 뛰어난 범용 AI의 경우 예측하지 못한 큰 위험발생을 막기 위해 AI 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높은 안전성 의무를 부과한다.

오픈AI와 구글의 최신 AI모델 등에 적용되는 규제인데 우리 법제는 '모델'이 아닌 '시스템'을 규제한다. 이 모델들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AI이용사업자'에까지 적용될 수 있다. EU와 미국은 모두 '모델'에 적용해 글로벌 기업을 규제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를 활용하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까지 규제하는 꼴이다.


AI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투명성 의무에서도 '갈라파고스 규제'가 발견된다. 사람이 인식하거나 기계가 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기술적 방법을 적용해도 안내문구·음성을 이중으로 제공토록 규정했다. 가시적인 표시는 악의적 이용자가 쉽게 삭제 가능해서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C2PA 기반 메타데이터처럼 결과물 자체에 생성·편집이력을 남기는 기술적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기술적으로 더 정교한 수단을 채택했음에도 동일한 의무를 반복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규제의 목적과 수단에 어긋난다.

에너지, 보건의료, 원자력 등 위험한 영역에 활용되는 '고영향' AI의 경우 사업자 스스로 해당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정부에 판단을 요청할 수 있으나 기간이 오래 걸리고 이마저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한다. 해당 여부에 따라 다양한 의무가 부과되는데 판단 자체가 어려워 기업의 위험부담을 키우는 것이다.

AI 3강을 목표로 한다면 필요한 것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아니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제도, 예측 가능하고 준수하기 쉬운 규제가 필수다. 지금이라도 '혁신을 촉진하는 제도'로 보완이 필요하다.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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