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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송·12년의 기록] ① 건보공단, 암 환자 3465명 대신 소송…"상고까지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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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송·12년의 기록] ① 건보공단, 암 환자 3465명 대신 소송…"상고까지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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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가산업단지 성주동 소재 공장 화재
2014년부터 시작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이 12년 만에 막을 내릴 예정이다. 건보공단은 오는 15일 담배 회사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및 제조사를 상대로 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뉴스핌>은 12년 간의 담배 소송의 역사와 쟁점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일부 승소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상고는 무조건 갈 것입니다. 국민이 담배 때문에 암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4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 12일 세종에서 열린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담배 소송 승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직접 흡연 사망자, 매일 199명 달해…건보 누수 '3조'

건보공단은 2014년부터 흡연으로 사망한 국민을 대신해 담배 회사 3사를 대상으로 담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20년·30년 이상 흡연 후 폐암과 후두암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대해 건보공단이 지급한 급여비를 돌려달라는 것이 골자다. 건보공단은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한 담배 회사에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소송을 시작했다.

담배(연기)는 7000종 이상의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다. 벤젠, 비소, 카드뮴 등 제1군발암물질과 함께 70종의 발암 물질이 포함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을 세계 제1의 공중보건문제로 지정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직접 흡연으로 인한 연 사망자는 7만2689명에 달한다. 매일 199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흡연은 폐암(소세포암 97.5%·편평세포암 96.4%)과 후두암(85.3%)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흡연자 대비 흡연자의 암 발생 상대위험도는 소세포암의 경우 41.2배, 편평세포암 28.4배, 후두암 6.8배에 달한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누수도 상당히 많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3조8589억원으로 최근 5년간 평균 4.6%씩 증가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존재하고 그 피해가 담배라는 제품으로 인해 발생됐다"며 "담배 회사들은 해당 제품을 제조하고 수입·판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은 "담배 회사는 담배와 관련해 위험을 낮추는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위험을 증가시켰다면 책임져야 마땅하다"고 소송의 취지를 밝혔다.

건보공단은 2014년 소송을 시작한 뒤 15차례 변론을 거쳤으나 2020년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직접 피해자로서 담배 회사에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하고 흡연 이외 다른 요인에 의한 발병이 가능하다고 봤다. 담배 회사들이 담배를 제조할 때 설계나 표시상 결함이나 담배 중독성을 축소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건보공단은 서울고등법원에 즉각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흡연과 관련성이 낮은 선암을 대상으로 판결했던 선행 대법원의 판결과 동일한 기준으로 인과관계를 불인정했다는 것이다. 원심 수용 시 담배 회사는 담배판매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면죄부를 얻게 돼 반드시 승소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 건보공단·담배 회사 3사 주장 첨예…인과관계·제조 책임 '주요 쟁점'

건보공단은 항소를 제기한 뒤 지난해 5월 항소심 최종 변론을 거쳤다. 정 이사장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폐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한 전문가로서 최종 변론에 직접 나서기까지 했다.

주요 쟁점은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 담배 회사 제조 책임이다. 담배 회사 측은 폐암을 비특이성 질환으로 보고 발생 원인이 복잡해 하나의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질병이 발병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건강 상태, 생활 습관, 가족력 등을 증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법원에서 정의하는 비특이성 질환은 여러 요인에 발생한다고 하지만 의학에서 모든 질병은 복합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의학에서 모든 질병은 특이적으로 비특이적, 특이적 분류는 비과학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조계와 의료계가 다른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법정에서 질병을 논할 때는 동일한 의미를 가진 용어를 사용해야 국민의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 관계에 대해 담배 연기 속에 포함된 물질은 그 성분 자체의 특성상 유해한 발암물질에 해당한다고도 맞받아쳤다. 흡연의 폐암에 대한 기여위험도가 90%인 것은 의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담배 회사 제조물 책임에 대해 담배 회사 측은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담배 회사 변호인은 "(건보공단은) 유통의 결함과 위법 행위로 인해 흡연자가 흡연을 시작했거나 유지했다는 것, 폐암이 유발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흡연을 유지한 경우와 회사의 유급 행위와 무관하게 담배를 소비한 것은 인정될 수 없다"고 했다.

건보공단은 담배 회사가 제조 과정에서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설계를 채택하지 않았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특히 '저니코틴', '저타르' 단어를 사용해 덜 해로운 제품으로 인식되게 해 소비자를 기망하고 중독성에 대한 경고를 충분하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건보공단은 온전한 자유 의지로 흡연하려면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 인식과 이해 하에 자발적으로 흡연을 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대상자들이 흡연한 1950~1970년대의 경우 담배가 폐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따졌다.

정 이사장은 "담배가 많은 병을 일으키는데 담배 회사는 뭘 했나. 5년간 국내에서 33조7200억원을 빨아들였다"며 "이제는 담배 회사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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