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세계 중앙은행장들 “파월 의장 전적인 연대”…트럼프 압박에 ‘연준 독립성’ 방어

헤럴드경제 서지연
원문보기

세계 중앙은행장들 “파월 의장 전적인 연대”…트럼프 압박에 ‘연준 독립성’ 방어

속보
靑 "조세이 탄광, 다카이치가 먼저 제기…과거사 문제 실마리"
ECB·영국·캐나다·호주·한국 등 공동성명
“금리 결정에 정치 개입은 법치·민주 훼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을 거부한 뒤 형사 기소 위기에 몰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장들이 공개 지지에 나섰다. 정치권의 압박으로부터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국제 금융당국의 공동 대응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13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홈페이지에 공동 성명을 내고 “파월 연준 의장에게 전적인 연대의 뜻을 표한다”며 “그는 청렴성과 공공 이익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을 바탕으로 책무를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나아가 경제 안정의 초석”이라며 “법치주의와 민주적 책임성을 전적으로 존중하는 가운데 이러한 독립성이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정치적 압박은 장기적으로 경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ECB를 비롯해 영란은행, 캐나다은행, 호주중앙은행 등 10개국 중앙은행 수장이 참여했으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름을 올렸다. 주요 7개국(G7)과 아시아 중앙은행장이 동시에 연대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파월 의장은 앞서 11일 공개한 영상에서 연준 본부 개보수 사업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으며, 형사 기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사는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익에 부합하는 판단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온 데 따른 전례 없는 압박”이라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을 향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지 않는다고 공개 비판해 왔으며, 파월 의장을 향해 거친 표현을 사용해왔다.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행정부와 중앙은행 간 갈등이 법적 충돌 국면으로 비화하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집단적으로 ‘방어선’을 친 셈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공동 성명을 두고 “통화정책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집단 행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까지로, 연준은 예정대로 통화정책 결정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연준 내부에서는 “정책 판단과 별개로 법적 대응은 차분히 진행될 것”이라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으며, 글로벌 중앙은행 수장들의 공개 지지는 향후 논란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외교·정책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