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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1년] 다사다난 한미관계…통상 압박 속 핵잠·원자력 진전

연합뉴스 민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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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1년] 다사다난 한미관계…통상 압박 속 핵잠·원자력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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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선방했다지만…500조원 대미 투자는 부담
'대중 견제' 동참 압박도 커져…숙원이던 '핵잠·농축 재처리' 물꼬 성과
한미 정상의 대화(경주=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한미 정상의 대화
(경주=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한미관계는 통상과 안보 두 측면에서 모두 전례 없는 압박에 직면해야 했다.

다행히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치며 관세협상을 마무리 지었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등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안보 분야에서도 숙원이었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대와 핵추진잠수함 도입의 첫발을 떼는 성과를 거뒀지만, 인도·태평양에서 한국군의 기여 확대 등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美 관세 압박에 대미 투자 500조원…구금사태 이후 전용 비자 창구 개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도입을 강행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도 당초 예고됐던 25%에서 15%로 조정됐다.


이는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국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사실상 없었던 관세가 다시 생겼다는 점에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관세 인하의 대가로 3천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2024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18.7%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로 인해 국내 설비·건설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상 협상 와중에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사태 또한 한미관계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9월 미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체류 자격 문제로 체포·구금됐다. 일주일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미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파견된 동맹국 국민을 마치 군사작전하듯 체포해 구금하고 그 과정에서 인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미여론이 크게 악화했다.


한국 근로자의 체류 안정성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양국은 워킹그룹을 가동해 비자제도 개선을 협의하는 한편 주한미대사관에 한국의 대미 투자기업을 위한 전용 비자 창구를 개설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한미 정상회담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미 정상회담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핵잠수함 도입·농축재처리 권한 물꼬…역할 확대 요구는 부담

미중 경쟁의 여파 속에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대중 견제 동참 요구가 점차 노골화하면서 우리의 부담도 커졌다.

한미가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논의하고 있는 주요 안보 이슈는 한반도는 물론 인태 지역 방위에 있어 한국의 책임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과 협의를 통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2월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성명에는 '한국이 한반도 재래식 방위에 대한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 처음 명기됐다.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도 한반도 방위에 있어선 한국이 더 책임져야 한다는 트럼프 정부 기본 인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향후 미국은 대중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규모까지 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는 "미국이 한국에 더 확장된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한국은 한반도 방어에 있어 더 확장된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방향으로 협상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 동참 압박은 그간 숙원이던 안보 현안에서 돌파구를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이를 위한 연료 조달 방안에 협력하기로 했는데, 이는 한국의 핵잠이 북한 방어뿐만 아니라 대중 견제에서도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와 함께 원자력발전소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확보했다.

두 사안 모두 미국의 비확산 우려로 수십 년간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성과다.

다만 현실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과 핵잠 연료 조달을 위한 별도 협정을 체결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농축·재처리 권한을 확대할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특히 미국 조야 일각에 여전히 남아있는 '비확산 원칙론'을 넘어서는 게 여전히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전에 구체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미국과 협상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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