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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올리브영 아니었어?"…중국에 등장한 '온리영' 정체

이데일리 이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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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올리브영 아니었어?"…중국에 등장한 '온리영'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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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간판·로고·쇼핑백까지 빼다 박아
유통업계 "소비자 혼동 전제로 한 '의도적 모방'"
서경덕 "한류 콘텐츠 주목 흐름 악용한 사례"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CJ올리브영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뷰티 쇼핑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연상시키는 뷰티 매장이 중국 현지에 잇따라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한 콘셉트 차용을 넘어 상호, 로고, 매장 구성 전반을 흡사하게 구현해 소비자 혼동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있는 뷰티 매장 '온리영'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있는 뷰티 매장 '온리영'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온리영(ONLY YOUNG)’이라는 이름의 뷰티 매장이 문을 열고 빠르게 점포를 늘리고 있다. 전국 무료 배송을 내건 이 매장은 인근 리우양시에도 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장의 대표 색상은 녹색이다. 매장 명칭은 물론 로고 디자인과 대표 색상, 상품 진열 방식까지 유사성이 두드러진다. 쇼핑백 디자인 역시 올리브영과 흡사해 브랜드 정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외국인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로 착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케팅 방식도 ‘한국 이미지’ 활용이 두드러진다. 온리영은 중국 숏폼 플랫폼 더우인에 공식 계정을 개설해 홍보 영상을 게시하면서 K팝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매장의 계정은 좋아요 수 15만 6000개를 기록했다. 매장에서는 나스, 디올, 키엘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 제품을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해당 매장을 봤다는 한 누리꾼은 지난달 4일 소셜미디어에 “지금 중국 창사라는 도시에 놀러 왔는데 이게 뭐냐”라며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게시한 중국 온리영 매장 사진. (사진=스레드 캡처)

한 누리꾼이 게시한 중국 온리영 매장 사진. (사진=스레드 캡처)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사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 혼동을 전제로 한 ‘의도적 모방’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형성된 공백을 파고든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브영은 과거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해 2013년 상하이 법인까지 설립했지만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한한령 영향으로 사업이 위축됐다.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했고 상하이 법인도 지난해 청산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철수 이후 K뷰티 유통의 상징성이 공백 상태에 놓인 점이 모방 브랜드 확산의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생활용품 업계에도 있었다. 최근 중국 생활용품 유통업체 ‘무무소(MUMUSO)’ 역시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연상시키는 표기를 활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 다이소를 떠올리게 하는 매장 외형에 ‘KOREA’의 약자인 ‘KR’ 마크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지의 무무소 매장에서 ‘KR’ 표기가 확인됐다”며 “간판 주변에 ‘KOREA’ 문구까지 함께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현지 교민들의 제보를 토대로 직접 확인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최근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는 흐름을 악용한 사례”라며 “케이팝과 한국 문화 인기를 브랜드 신뢰로 착각하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