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트맨’ 리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웃기지만 불편하지 않고, 가볍지만 비어 있지 않다. 자칫 불편해질 수 있는 설정을 웃음으로 비트는 영화 ‘하트맨’은 사랑과 진실 사이에서 허둥대는 한 남자의 분투기를 그린다.
최원섭 감독과 배우 권상우가 ‘히트맨’ 시리즈에 이어 호흡을 맞춘 ‘하트맨’은 승민(권상우 분)이 다시 만난 첫사랑 보나(문채원 분)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하트맨’ 리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이야기는 승민의 대학생 시절로 시작된다. 밴드 앰뷸런스의 보컬로 활동하던 승민은 친구의 동생 보나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는 보나를 위해 노래를 부르겠다고 약속하며 무대에 오르지만, 불의의 사고로 구급차에 실려간다.
시간이 흘러 승민은 딸 소영(김서헌 분)을 키우는 싱글대디가 된다. 그런 승민은 우연히 보나와 재회한다. 그러나 보나는 ‘노키즈’ 운동에 앞장설 만큼 아이를 싫어한다. 결국 승민은 딸의 존재를 숨기기로 결심하고, 보나 앞에서는 자유로운 싱글 남자, 집에서는 다정한 아빠라는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과연 승민은 무사히 보나와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 ‘하트맨’ 리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싱글대디가 아이를 숨긴다’는 설정은 자칫하면 불편함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아이의 존재를 숨긴다는 선택 자체가 윤리적 논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트맨’은 캐릭터가 지닌 특성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관객을 설득한다. 승민이 꾸며내는 거짓말들은 치밀하기보다 허술하고, 그 허술함이 오히려 웃음을 만든다.
권상우와 최원섭 감독의 재회는 이번에도 유효타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한 드라마의 명대사처럼 이번에도 웃음으로 돌아왔다. ‘히트맨’ 시리즈에서 이미 검증된 두 사람의 호흡은 ‘부담스럽지 않은 웃음’이라는 강점으로 이어진다. ‘하트맨’은 시시각각 개그코드를 던지지만, 웃음이 강요되진 않는다. 상황이 웃기고, 인물이 웃기자, 결국 관객이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만든다.
영화 ‘하트맨’ 리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특히 권상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기꺼이 망가진다. 한때 멜로 영화로 여심을 흔들던 그는 이제 ‘코미디 연기의 대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승민은 멋진 남자이고 싶고, 좋은 아빠이고 싶지만 늘 한 박자씩 어긋난다. 지질하지만 밉지 않고, 어설프지만 진심만큼은 분명하다. 권상우는 이 복합적인 캐릭터를 과장 없이, 현실에 있을 법한 얼굴로 그려낸다.
보나 역의 문채원은 말 그대로 미모가 개연성이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첫 등장하는 문채원의 미모는 승민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설득력이다.
물론 문채원의 역할은 단순히 ‘첫사랑의 상징’에 그치지 않는다. 문채원은 승민을 향한 애정과 아이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지닌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영화 ‘하트맨’ 리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무엇보다 영화를 관통하는 ‘킥’은 딸 소영을 연기한 아역 배우 김서헌이다. 소위 ‘애어른’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 어린이 캐릭터는 자칫하면 오글거리거나 과잉될 위험이 크다. 그러나 김서헌은 이를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상황을 꿰뚫는 눈치와 능청스러운 태도는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김서헌의 연기는 영화의 가장 위험한 설정마저 장점으로 바꾼다. 아이가 있는 사실을 숨기는 승민의 행동이 불편함으로 흐르지 않는 이유는 김서헌이 보여주는 딸 소영으로서의 상황대처능력 덕분이다. 아빠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소영이의 모습을 통해 관객 역시 승민의 편에 서게 된다.
이처럼 ‘하트맨’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코미디 영화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랑은 결국 진실된 모습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코미디의 대가 권상우, 미모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문채원, 그리고 능청미로 화면을 장악한 김서헌까지, 이 세 배우의 조합이 ‘하트맨’을 완성시킨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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