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3명 중 1명 DSR 40% 초과…부채 질 악화 '적신호'
변동금리 비중 63%, 금리 인하 기대도 꺾여…상환 부담 가중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천72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2026.1.12/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1년에 벌어들인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고부담 대출자'의 비중이 굳어지는 가운데, 고위험 구간에 묶인 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점이다. 사실상 자영업자 부채의 질적 위험이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적신호'로 풀이된다.
고부담 자영업자 비중 30% 육박…쌓인 '독성 부채'는 1451조 역대 최고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자 중 29.6%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DSR은 차주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DSR 40%는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하고 빚을 갚을 수 있는 한계치로 본다. 즉, 빚이 있는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벌어서 생계 유지조차 힘든 '한계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 같은 고부담 대출자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0.4%, 2분기 30.2%에 이어 30% 안팎에서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더 심각한 것은 부채의 규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DSR 40%를 넘긴 고위험 차주의 대출 잔액은 총 1451조 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간별로는 △DSR 40~70%(751조 원) △70~100%(483조 원) △100% 이상(217조 원) 순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 ⓒ News1 이호윤 기자 |
금리 인하 기대감 실종에 '사면초가'…변동금리 비중 63%가 직격탄
자영업 부채의 질적 악화는 통화 정책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자영업자 가구(비중 21.1%)는 금융부채 보유율(62.9%)과 평균 부채액(1억 2479만 원)이 전 집단 중 가장 높다. 이들의 부실은 단순 개인의 파산을 넘어 내수 소비와 고용 시장 전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자영업자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이른바 '종결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채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전문가의 절반(5명)은 "연내 금리 인하는 사실상 끝났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과 가계부채 관리 압박으로 인해 한은이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동결이나 인상은 자영업자에게 즉각적인 타격이다. 자영업 대출의 63.4%가 변동금리 구조이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는 기준금리나 시장금리가 변동되면 약정된 주기(통상 3~6개월)에 따라 대출금리가 자동으로 재산정된다. 이에 따라 금리가 상승할 경우 차주의 이자 부담이 즉각적으로 확대된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p)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6조 8000억 원, 1인당 평균 220만 원 가량 늘어난다.
자영업 부채 취약성, 통화정책도 '딜레마'…취약 차주 연착륙 대책 시급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환율·고물가 기조가 정부의 정책적 여유를 뺏으면서 자영업자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금융 불균형 사이에서 정책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초점이 부동산과 가계부채 관리에 맞춰져 있어 이를 자극할 수 있는 금리 인하는 시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더 "환율 변동성이 크고 가계부채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융안정을 우선시해야 하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는 매우 부담스러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박성훈 의원은 "환율과 부동산 등 거시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막혀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한계 자영업자의 부실이 내수와 고용 위축으로 번지지 않도록 부채 관리와 취약 차주를 위한 정교한 연착륙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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