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과 급격한 체중 감량이 젊은 여성의 생식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에 사는 A씨(23)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통보받았다. 20대 초반임에도 여성 호르몬 수치가 50대 폐경기 여성과 비슷한 수준까지 급락한 것이다. 담당 의료진은 A씨에게 즉각적인 운동 중단을 권고하고 신체 균형 회복을 위한 한방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A씨가 극단적인 운동에 빠져든 계기는 폭식이었다. 체중이 65㎏까지 증가하자 이를 되돌리기 위해 주 6일, 하루 7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수개월간 지속했다. 문제는 운동량을 늘리면서 나타났다. 생리 기간이 점차 짧아지더니 나중에는 단 2시간 만에 끝날 정도로 출혈량이 급감했다.
판이빙 산부인과 전문의는 이를 '운동성 무월경'으로 진단했다. 그는 "섭취하는 에너지보다 소모하는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으면 신체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다"며 "이때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은 생식 기능부터 차단하는 방어 반응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 생산이 줄면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하락하고, 배란이 멈추면서 월경 주기에 이상이 생긴다. 다만 판 박사는 "운동성 무월경은 비가역적 손상이 아니다"라며 "운동 강도를 낮추고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경 주기 유지에 필요한 최소 체지방률을 17%로 제시했다.
베이징 연합 의과대학 병원 류하이위안 박사는 급격한 체중 감량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수개월 내 15㎏ 이상 빠지면 무월경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호르몬 회복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할 경우 오히려 유방암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복 방법으로는 최소 2~3개월간 격렬한 신체 활동을 삼가고, 요가 등 저강도 이완 운동을 주 3~4회 실시할 것을 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보고돼 왔다. 과도한 훈련과 경기 압박으로 인한 만성 스트레스가 시상하부 기능을 억제하고, 이로 인해 생식 호르몬 분비 체계 전반에 교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면역 기능과 함께 생식 기능도 저하된다. 전문가들은 운동성 무월경을 단순한 생리불순으로 여겨 방치할 경우 골밀도 감소,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수아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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