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쿠팡 차고지에 쿠팡 배송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 연방의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술기업들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13일(현지시간) 나왔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한 쿠팡의 책임에 대해선 눈 돌린 채 한국 정부의 규제 방침을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대응으로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 위원장인 에이드리언 스미스 공화당 의원은 이날 무역소위 청문회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들을 명백하게 겨냥한 입법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특히 "한국 규제당국이 미국의 기술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표적 삼고 있는 것 같다"며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조치가 하나의 사례"라고 말했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가 소유하고 있어 법적으로 미국 기업으로 분류된다. 쿠팡 모회사 의결권의 70% 이상을 창업주인 김범석(미국 국적) 쿠팡 아이엔씨 이사회 의장이 보유하고 있다.
스미스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발표한 한미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불필요한 디지털 무역장벽에 직면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규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한미 양국 통상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 커지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도 한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차별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날 청문회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런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가운데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서 캐롤 밀러 공화당 하원의원은 "다른 나라들이 계속해서 디지털 분야에서 자유로운 교역을 막으려고 하고 이런 움직임이 한국에서 가장 명백하다"며 최근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검열법"이라고 비판했다. 밀러 의원은 "한국이 최근 2명의 미국 경영인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시작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와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 의장에 대한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지난달에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 국회가 쿠팡을 공격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적인 차별적 조치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더 넓은 규제 장벽을 위한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쿠팡 옹호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개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가 한달여 뒤 자체 조사 결과 유출된 계정이 3000개 수준에 그친다고 수정했다. 한국 정부는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2일 "쿠팡이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지, 구제 방법이 무엇인지 명령을 내리고 명령을 시행하지 않거나 소비자 피해 구제가 안 된다고 판단하면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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