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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 나트륨? 미래 ESS 배터리 잡아라…"中과 경쟁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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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 나트륨? 미래 ESS 배터리 잡아라…"中과 경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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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이온배터리 VS 나트륨이온배터리/그래픽=김다나

바나듐이온배터리 VS 나트륨이온배터리/그래픽=김다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확보 경쟁에 나섰다. 고출력 특성을 지닌 바나듐이온배터리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한 나트륨이온배터리 등이 차세대 모델로 거론된다. 중국에 이같은 미래 기술 개발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바나듐이온배터리 기반 ESS 전문기업 스탠다드에너지와 '이차전지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ESS에 특화한 바나듐이온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다. SK온과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더해 바나듐이온배터리까지 ESS 라인업에 포함시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바나듐이온배터리는 전기를 전달하는 전해질의 주성분으로 광물의 일종인 바나듐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양극·전해질·음극으로 구성된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바나듐이온배터리는 양극전해액과 음극전해액으로 이뤄진 구조를 갖는다. 음극전해액의 수소이온이 양극전해액으로 이동하면서 전기가 발생하는 방식이다.

가장 큰 강점은 화재·폭발 위험이 낮다는 점이다. 바나듐 이온이 포함된 양·음극 전해액은 물 기반으로 충·방전 과정에서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불을 갖다 대도 불이 붙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출력이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통상 4시간 미만으로 에너지를 저장·방전하는 단주기 ESS에 이 배터리가 적합하다고 평가한다.

원가 부담은 숙제로 꼽힌다. 바나듐은 리튬보다 가격이 비싼 데다 광물 특성상 채굴이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공정에서 회수한 바나듐을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나트륨 소재를 활용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안전성과 충전 속도 역시 우수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힌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공정을 상당 부분 전환해 활용할 수 있어 국내 배터리 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입장에서는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같은 특성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이며 에코프로비엠, LG화학 등 소재사들도 연구에 뛰어들었다.


짧은 수명은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약점이다. 리튬이온배터리와 바나듐이온배터리가 1만 회 이상의 충·방전 수명을 갖는 데 비해 나트륨이온배터리는 3000~4000회 수준으로 평가된다. 나트륨 이온은 리튬 이온보다 입자가 커 현재 주류인 흑연 음극재 구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이미 나트륨이온배터리 분야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CATL은 2021년 1세대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2세대 나트륨이온배터리 '낙스트라(Naxtra)'의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과거 국내 배터리 업계는 LFP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며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준 전례가 있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차세대 배터리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R&D 지원과 기업들의 장기적인 기술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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