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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클리닉]하지정맥류 사전에 완치는 없다. 관리만이 있을 뿐

이데일리 이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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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클리닉]하지정맥류 사전에 완치는 없다. 관리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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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광명병원 재활의학과 김범석 교수, 대부분 보존적 치료에 반응 좋아…운동, 압박스타킹, 생활 습관 교정이 핵심
보존적 치료에 안 듣는 경우 시술적 치료 고려, 환자만족도 높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하지정맥류는 정맥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정맥질환’에 속하는 질환으로 서 있을 때 다리 혈관이 울퉁불퉁 돌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정맥질환은 유병률이 최대 70%까지 보고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약 37만 7895명이 해당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3배 많고 연령대별로는 50대가 가장 높은 비율(26.9%)을 차지한다.

하지정맥류는 왜 발생하나?

혈액은 동맥과 정맥을 통해 몸 전체를 순환한다. 심장은 산소와 영양분을 실은 동맥혈을 온몸으로 보내고 노폐물을 회수한 정맥혈을 다시 심장과 폐로 되돌려 보낸다.

다리의 정맥혈은 중력을 거슬러 심장으로 올라갈 때 정맥 판막과 종아리 근육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판막은 혈액의 역류를 막고 종아리 근육은 펌프처럼 수축해 정맥혈을 위로 밀어 올린다. 하지만 판막 기능이 저하되거나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혈액이 다리에 정체되고 이로 인해 무거움·부종·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혈관이 늘어나 하지정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하지정맥류를 단순한 미용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다리 증상을 유발해 삶의 질을 저해하는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혈관 돌출 여부만이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과 기능 저하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중요해졌다.

하지정맥류에 대한 흔한 오해들

흔한 오해 중 하나는 하지정맥류를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면 다리의 불편한 증상이 100% 사라지고 그 효과가 영구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완치되지 않는다. 수술이나 시술 이후 증상이 일부 호전되는 경우는 많지만 말끔히 사라지기보다는 불편감이 남는 경우가 더 흔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 재발하는 사례도 상당수에 이른다.


하지정맥류를 포함한 만성정맥질환은 ‘퇴행’과 ‘노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정맥도 노화된다.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은 반복적인 사용으로 점차 헐거워질 뿐만 아니라 정맥혈을 위로 밀어 올리는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 또한 나이가 들수록 저하된다.

김범석 중앙대광명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만성정맥질환은 기본적으로 퇴행성 질환으로 적절한 관리를 못하면 피부 착색이나 궤양 등 피부 병변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지속적인 관리”라고 강조했다.

김범석(왼쪽에서 두번째) 중앙대광명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시술하고 있다. (사진= 중앙대광명병원)

김범석(왼쪽에서 두번째) 중앙대광명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시술하고 있다. (사진= 중앙대광명병원)


증상 다양해…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하지정맥류는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이라 불릴 만큼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크게 다리 불편감, 혈관 돌출, 피부 병변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리 불편감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밤마다 종아리에 쥐가 나 잠을 설치거나 다리가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활동 후에는 다리가 퉁퉁 붓지만 잠을 자고 나면 부기가 가라앉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혈관 돌출은 서 있는 상태에서 정맥의 직경이 3㎜ 이상으로 확장된 경우를 말한다. 눈에 띄는 혈관 돌출로 인해 미용적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피부 병변은 색소 침착, 습진, 백색 위축, 궤양 등으로 나타난다. 이 단계는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 좋아…운동, 압박스타킹, 생활 습관 교정이 핵심

하지정맥류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환자의 만족도 향상과 삶의 질 개선에 있다. 많은 환자들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 걱정하지만, 수십 년간 혈관이 돌출된 상태에서도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한 단계로 진행할 수는 있지만 그 비율은 낮고 진행 속도도 매우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병기 3단계에서 4단계로 진행할 확률은 10년 내 약 10% 수준이다.

우선 보존적 치료 시행 후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도 늦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정맥질환 진료 지침 역시 운동 요법을 포함한 보존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1~3단계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우선 권고하지 않고 있다.

운동의 핵심은 종아리 근육 강화다. 까치발을 들었다가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며 정체된 정맥혈을 위로 밀어 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판막 기능 저하로 인한 역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반복적인 근육 펌프 작용으로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 역시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보존적 치료 안 듣는 경우 시술적 치료 고려… 환자만족도 높아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일부 환자는 다리 불편감을 호소하거나 운동 순응도가 낮아 치료 유지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때 시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번 기능이 저하된 정맥은 회복이 어려운 만큼 치료의 핵심은 고장 난 정맥으로 혈액이 흐르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다. 최근 하지정맥류 치료는 열치료법과 비열치료법이 주를 이룬다.

열치료법은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정맥을 소작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는 우수하지만 신경 손상 위험과 마취에 따른 불편감, 시술 후 압박 스타킹을 장기간 착용해야 하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비열치료법이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정맥 폐쇄술이다. ‘베나실’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느다란 카테터를 통해 접착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절개가 필요 없고, 시술 후 압박 스타킹 없이도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법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다.

김범석 교수는 “베나실 시술은 시술회 회복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며 “적용 대상에 따라 한 번의 시술로도 정맥류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