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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강선우에 돈 줬다” 인정하는데, 굼뜬 경찰…진술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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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강선우에 돈 줬다” 인정하는데, 굼뜬 경찰…진술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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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의원(왼쪽)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강선우 의원(왼쪽)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경찰이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공천 헌금과 불법 정치자금 등 ‘돈 문제’를 겨냥한 수사에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돈을 건넨 이들이 대체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경찰이 비교적 ‘유리한 고지’에서 수사를 시작했지만, 강제수사가 늦어지면서 객관적 물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박삼현)는 13일 김경 서울시의원 쪽과 오는 15일 2차 조사를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경찰은 이날 김 시의원의 ‘종교단체 경선 개입 의혹’을 고발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기 의원 부인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고발한 장진영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장에 대한 고발인 조사도 진행했다. 경찰은 최근 김 의원 관련 각종 의혹을 제기한 전직 보좌직원 2명도 수차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과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수사에 우선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전 카페에서 강 의원 쪽 남아무개 전 사무국장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가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경찰에 제출했고, 지난 11일 귀국 직후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 쪽에 수천만원을 줬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동작구의원들 역시 최근 경찰 조사에서 금품 제공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김 의원 쪽에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주장은 이미 탄원서와 대화 녹음 파일 등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경찰로서는 불법 정치자금 수사의 핵심 실마리인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황에서 수사를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시점이 2020~2024년이어서 통신기록 보존 기한(1년)이 이미 지난데다, 경찰의 뒤늦은 강제수사로 핵심 관계자들이 발 빠르게 휴대전화·컴퓨터 등을 교체했다는 점은 문제다. 경찰은 김 시의원의 자택과 시의회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업무용 태블릿피시(PC)와 노트북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강선우 의원도 최근 휴대전화를 보안성이 높은 아이폰으로 바꾸고, 경찰에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부인 이아무개씨도 검찰이 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에 이미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교체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12건에 이르는 김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못한 채 관련자 소환조사만 이어가고 있다.



경찰의 ‘굼뜬 수사’로 객관적 물증 확보가 안 될 경우 이미 확보된 진술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객관적 물증이 일부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진술이 신빙성 있고 일관성 있는 것이라면 그것 자체로 유력한 혐의 입증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도 “속도감 있는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못한다면 공범들이 말 맞추기를 하는 등 그동안 유지되던 진술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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