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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을 끝까지 읽겠다는 ‘완독강박’ 버리세요”

동아일보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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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을 끝까지 읽겠다는 ‘완독강박’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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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편집자 6명이 말하는 ‘새해 독서다짐 성공 요령’

’초보일수록 3∼5권 동시 병렬독서

자연스럽게 끝까지 가는게 ‘내 책’… 앞 10쪽 먼저 읽어보는 것도 방법

여행지에 어울리는 책 가져가면… 잊지못할 나만의 서사 만들어
출판사 편집자들이 들려준 새해 독서를 이어가는 방법의 핵심은 먼저 ‘완독 강박’을 버리는 데 있다. 책을 조금씩 두루 읽으며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나가고, 책과 관련된 자기만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식이다. 벌써 올해 독서 다짐이 무너질 것 같다면, 이들의 제안에 귀 기울여 보자. 동아일보DB

출판사 편집자들이 들려준 새해 독서를 이어가는 방법의 핵심은 먼저 ‘완독 강박’을 버리는 데 있다. 책을 조금씩 두루 읽으며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나가고, 책과 관련된 자기만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식이다. 벌써 올해 독서 다짐이 무너질 것 같다면, 이들의 제안에 귀 기울여 보자. 동아일보DB


1월이면 한 번쯤 다짐해 본다. “올해는 책 좀 읽어야지.” 하지만 독서의 꿈은 왠지 유독 빨리 무너진다. 끼니마다 “식단 사진 보내라”고 채근하는 호랑이 피트니스 강사가 없어서일까.

출판사 입장에서 독자들의 새해 독서 계획이 어그러지는 건 무척 아쉬운 일. 독서 트렌드에 관심 높은 출판 편집자 6명에게 ‘독서 다짐 지키는 비법’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이들은 “책을 꾸준히 읽지 못하는 건 ‘의지 부족’ 탓이 아니라 방식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 “완독 강박부터 버리세요”

편집자들이 공통적으로 경계하는 첫 번째는 ‘완독 강박’이다. 책 한 권을 잡았으면 끝까지 읽어야 한단 부담이야말로 결국 책을 내팽개치는 지름길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장선정 비채 편집부장은 “아예 처음부터 3∼5권을 동시에 읽는다”고.

“애초에 끝까지 읽겠다는 각오가 없어요. ‘그냥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펼쳐보는 거죠. 오늘은 이 책 조금, 내일은 저 책 조금.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다섯 권이 다 끝나 있기도 합니다.”

한 권만 끝까지 읽는 게 ‘직렬독서’라면,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건 ‘병렬독서’라 할 수 있다. 책을 병렬로 읽다 보면 자연스레 끝까지 가는 책이 생기기 마련. 그 책은 진짜 ‘내 책’이 된다. 이처럼 ‘완독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는 인식 전환이 독서에 대한 부담도 덜어준다.

하지만 한 권도 버거운데, 고수들이나 할 방법 아닐까. 백다흠 은행나무 편집장은 “오히려 초보자일수록 병렬독서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각자 어떤 책은 멈출 수가 없을 것이고, 또 어느 책은 멈춰도 아무 문제가 없죠. 그 감각을 스스로 알아가는 겁니다. 억지로 완독에 초점을 맞추면 자신의 독서 취향을 기를 수 없죠.”

백 편집장은 책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팁으로 ‘앞부분 챌린지’를 권했다. 일단 오프라인 서점에 간다. 맘껏 10권을 골라 10쪽씩 읽어본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한 권만 우승자로 뽑아 읽는 방식이다. 내가 직접 고르는 만큼, 남이 추천한 책보다 훨씬 수월하게 읽힌다.

때로 독서란 문장 하나로도 충분하단 마음가짐도 도움이 된다. 이정화 민음사 해외문학팀 차장은 책 여백에 꼭 메모를 한다. 인상적인 문장이나 단어도 좋고, 순간의 느낌을 적어도 좋다. 독서의 단위를 ‘한 권’이 아니라 ‘한 문장’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 “책과 관련된 서사를 만들자”

나만의 ‘서사’를 만드는 것도 근사한 방법이다. 허단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 1팀장은 “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작가를 검색해 그가 쓴 책 읽기”라는 이색적인 독서법을 추천했다. 작가와의 특별한 감정 교류를 만들 수 있다고. “친해지고 싶은 이에게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물한 뒤 (같이) 읽는” 법도 조언했다. 관계가 독서를 이끄는 셈이다.

여행 때 책을 들고 가면 잊지 못할 서사를 만들기도 한다. 이진 사계절 인문팀장은 “1년 전 포르투갈 여행 때 역사책과 페르난두 페소아(포르투갈 시인)의 책을 들고 갔다”며 “어떤 배경에서 작품을 썼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보니 여행이 풍부해졌다. 같이 간 가족에게 설명해주는 기쁨도 덤으로 생겼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지를 믿기보다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보길. 김학제 허블 편집팀장은 공간을 바꾸는 ‘환경 설계’를 추천했다.


“처음 본 카페에 무작정 들어가 앉아 보세요. 낯선 공간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는 느낌이 중요해요. 그러면 뭐라도 읽게 되더라고요.”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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