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보 “2023년 10월 이전부터 내란 준비”
“입법권·사법권 장악… 장기 집권 목적”
사형 구형 순간 윤 전 대통령, 희미한 미소
법원 인사 전 다음달 중 선고 전망
“입법권·사법권 장악… 장기 집권 목적”
사형 구형 순간 윤 전 대통령, 희미한 미소
법원 인사 전 다음달 중 선고 전망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13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내란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해당 혐의의 법정형인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중 가장 무거운 형량을 택했다. 특검 측 최종의견 진술과 구형은 박억수 특검보가 맡았다.
박 특검보는 이날 재판에서 “헌법 제66조는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 수호 및 국민 자유 증진 책무를 져버린 것”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박 특검보는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참작할 만한 감경 사유가 전혀 없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에 대해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으로 형을 정하는 것이 과연 양형의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고 한다.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사형은 구형되고 있고 선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해 사형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라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다.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 밖에 없다”며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사형이 구형된 순간 윤 전 대통령은 박 특검보를 보고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웃음기를 띤 상태에서 방청석을 훑어봤다. 재판을 지켜보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 특검보를 향해 욕설과 야유를 뱉었다. 그러자 지귀연 재판장이 “정숙해달라”며 제지에 나섰다.
이날 결심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이 재판받은 곳이다. 검찰은 30년 전인 1996년 같은 법정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수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헌법상 계엄 선포 요건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상황이 아님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해 헌법을 파괴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의 근거로 야당의 정부 인사 줄탄핵, 예산 삭감 등을 들었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7개월 뒤인 2023년 10월 이전부터 측근들과 함께 장기간에 걸쳐 비상계엄을 계획했다고 파악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을 준비했다”며 군과 경찰을 동원하고 포고령을 발령해 국회 및 야당 당사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을 체포·구금함으로써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한 후 국가비상입법기구를 통하여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일거에 제거해 권력을 독점하고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간 집권할 목적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구형 배경에 대해선 “전두환과 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의 역사가 있음에도 내란을 획책했다”며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률가로서 검찰총장을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잘 알면서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경고성 조치였으며 국회 등에 군·경을 투입한 것도 질서 유지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6시간 만에 인명 피해 없이 계엄이 해제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법원은 당초 지난 9일 재판을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측의 서류증거 조사가 8시간가량 소요되는 등 재판이 길어지면서 오는 13일 추가 기일을 지정했다.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법관 정기 인사 이전인 2월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 별개로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사건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선고가 예정돼 있다.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대해선 무기징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대해선 징역 30년을 각각 구형했다.
김 전 장관의 구형 배경에 대해 박 특검보는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범행 전반을 지배·통제한 자로서 우두머리와 다를 바 없는 지위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독재 권력을 창출해 장기간 공유하기 위한 권력욕에 적극적으로 피고인 윤석열과 비상계엄을 모의하고 실행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에 대해선 “범행을 기획하고 설계한 자에 해당한다”며 “김 전 장관과 관계를 이용해 내란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