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휴가 중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인이 항소심에서 크게 감형됐다.
대전고등법원 제3형사부(부장판사 김병식)는 1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살인미수 및 특수강간미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15년 등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대전 중구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군부대 복귀에 대한 압박감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처음부터 강간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고,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의사 소견 등 객관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한다며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등을 명령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려면 범행 당시 확정적인 강간의 목적과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궁극적인 목적이 강간 범행이라는 사실이 합리적으로 인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범행을 한 뒤 간음의 범의를 일으켰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자신보다 힘이 약한 일면식 없는 여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고 강간을 시도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