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규 작가 |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신경다양성 예술가이자 역사화 작가 정현규가 지난 1월 12일 시민의 후원으로 생애 첫 개인전 '경계에서: 과거와 현재의'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사단법인 별의친구들이 기획한 '신경다양성 별빛 크리에이터' 프로젝트의 두 번째 이야기로, 과거의 역사부터 지금 이 순간의 민주주의까지를 화폭에 기록해 온 한 젊은 작가의 궤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총 158명의 시민 후원자, 120만 원의 후원금으로 제작됐다. 대형 스폰서나 기관 지원 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완성된 전시라는 점에서 이번 개인전은 '시민이 열어준 개인전'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별의친구들 설립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현수 대표는 "이번 전시는 예술 지원을 넘어 시민들이 한 명의 신경다양성 청년을 '역사 기록자'로 세워준 사례"라고 전했다.
정현규 작가는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사회적 사건을 즉각적으로 기록하는 작가다. 그 상징적 사례가 바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 담장을 넘어 이동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이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직접 전달식이 진행되며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이 작업은 정현규 작가가 과거의 역사뿐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사건을 화폭에 기록하는 '살아있는 역사화가'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현규 작가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신경다양성을 지닌 예술가로, 이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역사 해석 방식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전투 장면, 고구려 벽화, 의병장 곽재우의 얼굴을 그리며 늘 이렇게 질문해 왔다. "그들은 어떤 얼굴이었을까, 그 순간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러한 질문은 역사를 연대와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과 감정의 선택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정현규 작가만의 화법으로 이어진다.
파독 간호사들(종이판넬 위에 연필드로잉, 25.9×18cm, 2025) |
이번 전시에는 '한산도 대첩', '행주 대첩', '무용총 수렵도', '다양한 각도에서 본 곽재우 장군'을 비롯해 민주주의와 현대사를 다룬 최근 작업까지 총 43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과거와 현재, 영웅과 시민, 기록과 상상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는 전시다.
정현규 작가는 "경계에 서 있어 어려울 때도 있지만 우리는 결코 무능하지 않다"며 "내가 그린 역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예술 전시이자 신경다양성 청년이 사회의 기록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현장이다. 1월 12일 전시 오픈 기념회에는 작가 정현규의 전시 큐레이션을 비롯해 별의친구들 김현수 대표 환영사,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국회의원의 축사, 곤도 유카코 작가의 축하 인사와 도록 사인회 등이 진행됐다. 그리고 전시 기획에는 김민지 작가가 협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국회의원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 담장을 넘는 장면을 그린 작품을 보며, 이 작가의 시선과 기록의 힘을 마음에 깊이 담아두고 있었다"며 "첫 개인전 소식을 듣고 꼭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현규 작가의 작업은 예술을 넘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는 공적 가치가 있다"며 "이러한 재능과 예술성이 제약 없이 꽃필 수 있도록 다양성을 가진 청년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회에서도 책임 있게 뛰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인전은 별의친구들이 운영하는 '신경다양성 별빛 크리에이터'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공식 데뷔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경계선 지능, 자폐 스펙트럼 등을 포함한 신경다양성 청년들을 발굴-육성-데뷔까지 연계하는 창작자 지원 사업이다.
한편 별의친구들은 앞서 시인 이승규의 시집 '연탄은 비싸지더라도 사랑은 비싸지면 안 된다'를 출간하며 별빛 크리에이터 1호를 세상에 소개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정현규 작가를 '별빛 크리에이터 2호'로 공식 데뷔시켰다. 별빛 크리에이터는 재능을 전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삶과 창작을 지속 가능한 창작 경로로 세우는 데 목적을 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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