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 비수도권 환자의 70% 이상이 장거리 이동·위험 감수
소아심장외과 의사 27명 중 55.6%가 50세 초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지속 가능한 전국적 소아심장 전문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며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
소아 심장의료의 지역 간 격차가 크고 관련 전문의들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소아심장외과로 활동 중인 의사는 27명뿐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이 50세를 초과했다. 선천성 소아심장질환 환자를 위해 국가가 권역별 소아심장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형두 대한소아심장학회 이사장은 13일 국회에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지속 가능한 전국적 소아심장 전문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국내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극히 제한적이며, 치료 역량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격차가 누적돼 비수도권 환자의 70% 이상이 수술이나 입원을 위해 장거리 이동의 불편과 전원 과정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환자와 그 가족의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어서 가정이 붕괴하는 경우까지도 초래되며, 응급 또는 중증 상황에서 환자의 예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모순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심장의료의 지역 간 치료환경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형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전체 소아심장수술 가운데 53.8%의 수술이 자기 지역 외 지역, 주로 서울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소아심장외과의사와 심장을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는 감소하고 있고, 환자 보호자의 지역 센터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저하됐으며 지역 거점 센터의 기반 시설과 인력 양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는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소아심장외과로 유입되는 의사가 줄면서 관련 의사의 고령화도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소아심장외과 의사는 27명이다. 이 중 55.6%가 50세를 초과했다. 60세 이상 의사는 전체의 22.2%인 6명이다. 김 교수는 "지역 거점 센터의 소멸에 따른 수련 센터의 감소, 과다한 업무 부담과 당직에 의한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 전체적인 출산율 감소와 수술 건수 감소에 따른 수련의 어려움, 10년 이상의 장기간의 수련 기간 등으로 소아심장 세부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진= 김형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발표 자료 캡처 |
박천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지역에서 빨리 치료받았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던 선천성 심장병 아동의 사례가 있었고, 또 다른 여아는 지역에서 서울 병원으로 오느라 불필요하게 더 길게 입원했다며 "지역의료 활성화는 지역사회 환자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천성 심장병 수술 가능 병원이 전국에 총 13곳인데 충북, 제주 지역은 아예 없다. 소아심장외과의 소멸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역 완결형 중증 소아심장권역거점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기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심장) 교수는 "한국형 권역별 소아심장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선천 심장병 치료 레지스트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의무 참여하도록 해 치료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권역 센터 지정 가산, 24시간 고난도 진료 가산, 전원·협진·네트워크 운영 수가 등과 연계해 운영 제정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권역 소아심장센터는 응급 시술과 수술 중재 즉시 대응, 권역 내 최종 전원 수용 등을 운영 요건으로 둘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고난도 소아심장 진료에 대해 집중화, 네트워크를 강조했다"며 "선천 심장병 환자가 각 지역에서 양질의 치료를 받는 환경 조성을 위해 권역 기반 선천 심장병 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김윤 의원은 "선천성 심장병은 출생아 약 1%에서 발생하는 결코 드물지 않은 중증 질환"이라며 "소아심장 진료는 국가가 진료권 단위의 역할 분담과 연계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재정·인력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오늘의 논의가 제도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재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장은 "지역필수의료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정부 입장에서도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진료과목에 대한 재정 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는 기반이 준비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고무적"이라며 "여러 주신 말씀을 조금 더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