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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계 ‘사자 보이즈’ 뜨고, ‘스타 산실’ 빌리·‘겨울왕국’ 강림한다 [2026년 공연]

헤럴드경제 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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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계 ‘사자 보이즈’ 뜨고, ‘스타 산실’ 빌리·‘겨울왕국’ 강림한다 [2026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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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뮤지컬 60년 신작·대작·스테디셀러 격돌
‘시대의 거울’ 연극은 고전vs파격 초연작 승부
‘링 시리즈’ 서막 여는 오페라, 발레 인기 정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주역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주역들 [신시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렛 잇 고, 렛 잇 고~(Let it go, Let it go~)’

신작, 대작, 스테디셀러의 귀환이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공연장을 얼음 왕국으로 물들이고, ‘스타의 산실’로 자리한 ‘빌리 엘리어트’가 5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해부터 전성기를 맞은 ‘한국 발레’가 다시 한번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고, 대작 오페라도 줄줄이 기다리니 그야말로 ‘공연 풍년’이다.

한국 뮤지컬 60년 빛낼 신작, 대작, 스테디셀러
1966년 예그린악단의 ‘살짜기 옵서예’를 시작으로 태동한 ‘한국 뮤지컬’이 올해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관객들을 공략할 무기들을 저마다 준비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EMK뮤지컬컴퍼니의 ‘한복 입은 남자’, CJ ENM의 ‘킹키부츠’, ‘물랑루즈’, ‘비틀쥬스’, 신시컴퍼니의 ‘렌트’와 같은 대작이 주요 공연장에 안착했지만, 따뜻한 봄과 함께 ‘물갈이’가 시작되며 신작들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하면 올해 역시 지갑이 절로 열릴 전망이다.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은 ‘명성황후’, ‘영웅’을 제작한 에이콤의 ‘몽유도원’(1월 27일~2월 22일, 국립극장 해오름)이다. 고(故) 최인호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나오는 도미전 설화로 한국의 미를 보여준다. 윤호진 연출가는 최인호 작가의 소설에 마음을 빼앗겨 2002년 작품을 처음 선보였으나, 장장 24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윤 연출은 “시계 볼 틈 없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제작 단계부터 세계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한국의 역사나 고전을 모르더라도 사랑·구원·희생 등의 보편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국내 공연을 마친 뒤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극장에서도 막을 올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무대에 옮긴 ‘프로즌’ [에스앤코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무대에 옮긴 ‘프로즌’ [에스앤코 제공]



최고 기대작은 단연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8월)의 무대 버전인 뮤지컬 ‘프로즌’이다. 국내 라이선스 초연으로 지난해 뮤지컬 ‘알라딘’에 이어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까지 올린 에스앤코가 제작을 맡았다. 2014년 국내 개봉으로 한국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은 ‘겨울왕국’은 뮤지컬로 제작되며 원작 제작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 음악을 맡았던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로버트 로페즈 부부는 물론, 원작 애니메이션의 제니퍼 리 감독이 극본을 썼다.

그에 앞서 7월엔 팝스타 얼리샤 키스의 삶과 음악에 영감을 받은 뮤지컬 ‘헬스키친’이 초연한다. 그의 히트곡 20곡과 신곡을 바탕으로 한 음악과 스트리트 댄스로 화제가 된 브로드웨이 역작으로,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 여우주연상, 여우 조연상, 드라마리그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9월엔 신시컴퍼니의 신작 ‘콰이어 오브 맨’이 온다. 2017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여 웨스트엔드에 입성한 이 뮤지컬은 펍에 모인 아홉 명의 개성 넘치는 남자들의 삶을 친숙한 팝 음악과 함께 이야기하는 무대다.

신작과 더불어 스테디셀러 명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빌리 엘리어트’를 필두로 유럽 뮤지컬 시대를 연 EMN뮤지컬컴퍼니의 ‘엘리자벳’, ‘레베카’, ‘베토벤’등 이 대기 중이다.


신시컴퍼니의 역작 ‘빌리 엘리어트’(2026년 4월 12일~7월 26일, 블루스퀘어)는 무려 5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다. 지난해 1년 3개월 이상 ‘빌리 스쿨’에서 발레, 탭댄스, 노래 등을 맹훈련한 소년들은 3번의 오디션을 거쳐 마침내 무대에 서게 됐다.

‘빌리스쿨’은 스타의 산실이다. 이 자리를 거쳐간 소년들은 지금의 공연 예술계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최종 빌리로는 서지 못했지만 1대 빌리스쿨 출신의 전준혁은 영국 로얄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가 됐고, 2대 빌리 스쿨 전민철은 마린스키 발레단 솔로이스트로 ‘발레 인기’를 이끌고 있다. 이승민 역시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클래식 듀엣 부문에서 우승했다. 최종 합격한 네 명의 빌리는 김승주, 박지후, 김우진, 조윤우 등. 이젠 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차례다.

LG아트센터에선 손상규가 연출한 체호프의 ‘반야 삼촌’을 무대에 올린다. [LG아트센터 제공]

LG아트센터에선 손상규가 연출한 체호프의 ‘반야 삼촌’을 무대에 올린다. [LG아트센터 제공]



시대를 비추는 거울 ‘연극 열전’

연극은 공연예술 장르 중 가장 기민하게 우리의 오늘을 들여다본다. 올해는 신화와 고전, 최첨단의 시대를 오가며 지금의 우리를 읽어내는 작업을 시작한다. 박근형·송승환의 ‘더 드레서’, 박정민의 ‘라이프 오브 파이’와 같은 대작들이 극장에 안착한 가운데 대학로에서 무수히 많은 작품이 오늘과 내일을 마주하며 K-콘텐츠의 뿌리를 다지고 있다.

5월이 되면, ‘같은 작품 다른 프로덕션’의 고전이 찾아온다. 지난해 입센의 ‘헤다 가블러’를 동시에 올렸던 국립극단과 LG아트센터는 올해에도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로 또 다시 맞붙는다. 제목을 각각 ‘반야 아재’(5월 22∼31일)와 ‘바냐 삼촌’(5월 7∼31일)으로 정해 관객과 만날 준비에 한창이다. 권력의 허상과 사랑의 아픔을 통해 현대 사회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이 작품을 걸출한 두 ‘연극의 성지’가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비교해 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연출은 각각 조광화, 손상규가 맡았다. 배우 겸 연출가 손상규와 그가 속한 양손 프로젝트는 11월엔 ‘입센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민중의 적’(11월 20~29일, LG아트센터)도 준비하고 있다.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2부인 ‘라이오스’의 주연을 맡은 배우 전혜진 [국립극단 제공]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2부인 ‘라이오스’의 주연을 맡은 배우 전혜진 [국립극단 제공]



해외 연극계의 파격적 작품도 한국 무대로 향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영국 햄스테드 극장과 공동으로 연극 ‘말벌’(THE WASP)(3월 8일~4월 26일)을 오는 3∼4월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2015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연극 ‘노크하지 않는 집’의 배우 이항나가 연출을 맡았다. 소녀시대 권유리, 배우 한지은을 비롯해 김려원·이경미·정우연이 출연한다.

프랑스 연극 ‘빅마더’(3월 30일~4월 26일)도 서울시극단의 신임 단장 이준우 연출가의 손을 통해 태어난다. 빅데이터 시대의 여론 조작과 보이지 않는 정보 권력의 작동 방식을 다뤘다. 하반기엔 국립극단의 ‘안트로폴리스’ 5부작 시리즈가 이어진다. ‘오이디푸스’(9월 24일~10월 18일), 이오카스테(10월 28일~11월 21일), ‘안티고네/에필로그)(12월 2일~12월 26일) 등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탐구한 이 시리즈는 지난해 ‘프롤로스/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를 올리며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극적 장치와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11월엔 미술계 최대 스캔들인 ’마크 로스코 위작 사건‘을 모티브로 한 폴란드 연극 ’로스코‘가 11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존 노이마이어가 안무한 ‘카멜리아 레이디’에서 마르그리트를 연기한 국립발레단 조연재 [국립발레단 제공]

존 노이마이어가 안무한 ‘카멜리아 레이디’에서 마르그리트를 연기한 국립발레단 조연재 [국립발레단 제공]



대작 오페라 ‘링 시리즈’·국내외 유명 발레단 ‘춤의 향연’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대작’ 오페라와 발레가 풍성하다. 특히나 발레계 스타 전민철의 등장, ‘스테이지 파이터’로 사랑받은 발레리노들의 영향으로 ‘티켓팅 대전’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한국엔 마침내 링 시리즈가 서막을 알린다. 국립오페라단은 바그너의 링 시리즈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10월 29일~11월 1일)을 선보인다. 2024년 국립오페라단 ‘죽음의 도시’를 지휘한 로타 쾨닉스의 밀도 높은 음악이 바그너로 향한다. 지난해 히트작이었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으로 유쾌함과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시각적 자극을 줬던 연출가 로렌조 피오로니도 합류했다.

한국 초연작인 ‘피터 그라임스’(6월 18일~6월 21일)도 기대작이다. 2024년 국내 초연한 ‘한여름 밤의 꿈’을 잇는 브리튼 시리즈 중 하나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사회적 편견과 고립, 집단의 폭력성 등을 탐구해 해외 관객과 평단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이라며 “현대 오페라를 무대에 올려 오페라가 가진 동시대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휘는 알렉산더 조엘, 연출은 ‘죽음의 도시’를 맡았던 줄리앙 샤바가 참여한다.

지난해 ‘아이다’로 호평받은 서울시오페라단은 성서 속 바빌로니아 왕국의 거대한 서사를 담은 작품인 ‘나부코’(4월 9일~12일, 세종문화회관)를 40년 만에 다시 올린다. 치열한 왕위 쟁탈과 권력 다툼을 압도적인 무대 스케일로 보여줄 예정이다.

에크만과 도르트문트발레의 ‘한여름 밤의 꿈’ [LG아트센터 제공]

에크만과 도르트문트발레의 ‘한여름 밤의 꿈’ [LG아트센터 제공]



국내 발레계의 투톱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들을 다시 올린다. 지난해 초연한 존 노이마이어의 ‘카멜리아 레이디’가 다시 관객과 만난다. 쇼팽의 피아노 연주 위에 만들어진 드라마 발레의 서정과 비극, 아름다운 몸짓에 취하기 충분한 작품이다. 5월의 국립발레단은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와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을 엮어 GS아트센터로 향한다. ‘예술과 기술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웨인 맥그리거를 ‘올해의 예술가’로 선정한 GS아트센터의 시즌 기획의 일환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86년 초연한 대표작 ‘심청’의 창작 40주년을 맞아 안무와 연출, 무대와 의상 등을 새롭게 바꿔 선보인다. 5월부터 열리는 발레 축제 초청작이다.

지난해 전석, 전회차 매진을 기록, 발레계 ‘사자보이즈’ 열풍을 불러온 윤별컴퍼니의 ‘갓’(3월 28~29일)은 마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갓’ 투어는 “한 지역에 한 곳만 가는 것”이 원칙이라 서울에선 마포아트센터에서만 볼 수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으면 질린다는 생각에 정한 룰’이란다. 한다. 윤별 대표는 “발레는 서양에서 나와 그간 서양의 것을 해오며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갓’을 통해 한국 발레를 역수출해 보기 위해 만들었다”며 “작품성을 유지하며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마이요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크리스토프 마이요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해외 유수 발레단은 올해에도 밀려온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발레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백조의 호수’(5월 16~17일, 예술의전당)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 작품은 전형적인 동화 속 사랑 이야기를 거부하고 ‘호수’로 대변되는 사건의 본질을 파고든다”며 “마이요는 원작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가족 내의 갈등, 그리고 흑과 백으로 대변되는 인간 내면의 선악이 충돌하는 치밀한 심리 드라마로 변주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 관객과 만난 ‘해머’의 알렉산더 에크만의 대표작 ‘한여름 밤의 꿈’(6월 12~14일)이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오른다. 2015년 로열 스웨덴 발레 초연 당시 ‘발명가이자, 혁신가’라는 극찬과 함께 에크만에게 스웨덴 메데아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북유럽 스웨덴의 백야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한여름 밤의 축제를 한바탕 펼쳐내는 대규모 현대 발레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무대를 가득 채운 건초 더미 위에 펼쳐지는 폭발적인 군무는 이 작품의 백미”라고 귀띔했다. 한국에선 도르트문트 발레단의 몸짓으로 구현된다.

에크만의 또 다른 작품은 국내 유일의 컨템포러리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크리스티안 슈푹과 알렉산더 에크만이 슈베르트의 음악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더블 빌 공연 ‘죽음과 소녀’(8월 15~16일)다. 같은 음악에서 출발한 작품을 두 안무가의 상반된 움직임과 해석을 볼 수 있다. 서울시발레단이 올해 특히 집중한 작품은 현대 발레계의 거장인 고(故) 한스 판 마넨의 작품 세계를 집약한 트리플 빌 형식의 ‘올 포 한스 판 마넨’(11월 19~22일)이다. 서울시발레단의 오늘이 있기까지 지대한 역할을 한 거장을 기리는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