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선별 뒤 국민참여 또는 일반재판 진행…준비기일 추후 지정
文측 "공소장에 무관 사실 기재, 무관 증거 잔뜩 제출…트럭기소"
문재인 전 대통령. 2025.9.19/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공소장에 범죄 경위 사실이 다수 포함되면서 증거 선별 절차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9월쯤부터 증거 선별 절차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13일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네 번째 공판준비 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 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증거 선별 절차를 이어갔다. 재판부는 앞서 증거 선별 절차가 원활히 이뤄져 증인이 7~8명으로 압축되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1차 증거 선별 결과에 관한 이해가 엇갈리고 있는 점을 짚으면서 배제 대상이 되는 증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보도와 수사보고서에서 수사기관의 분석·의견이 기재된 부분 등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 사건이 이른바 '트럭 기소'의 전형이라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공소장에 관련 없는 사실을 기재하고, 무관한 증거를 대량 제출했다는 취지다.
문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대통령 직무 권한 대상이 되는 이 전 의원이 제공하는 일자리임을 알면서도 취업하게 해서 뇌물을 수수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검찰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사전 내정과 부당 지원 행위, 각종 지원 행위, 이스타항공 인허가 등을 공소장에 잔뜩 기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정에 직접 출석한 이 전 의원 역시 "이 사건은 기소 자체가 엉터리고 그에 대한 객관적인 판결문과 사실적 증거도 있다"며 "장시간 증거 선별을 하는 과정에서 다 기각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구체적인 범죄행위 사실뿐 아니라 범죄 행위와 범의(범행 의사)를 판단하는 '경위 사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며 "판결 이유에서 판단될 경위 사실이 공소장에 이관되면서 증거 선별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본안과 선별 절차가 뒤섞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증거 선별 절차를 마친 뒤 5차 공판준비 기일을 추후 통지하겠다고 했다. 5차 준비 기일에서는 선별 결과에 따라 국민참여재판 또는 일반재판을 전제로 한 준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8월~2020년 4월 전 사위 서 모 씨를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타이이스타젯'에 취업시키게 한 뒤 서 씨의 급여, 태국 내 주거비 명목으로 약 2억1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별다른 수입이 없던 서 씨의 취업 이후 딸 다혜 씨 부부에게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게 결과적으로 문 전 대통령 부부의 경제적 이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해당 금액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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