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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인데 "회사에서 나가래요"···남의 일 아닌 희망퇴직, 계산기 두드려보니 '한숨'

서울경제 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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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인데 "회사에서 나가래요"···남의 일 아닌 희망퇴직, 계산기 두드려보니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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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낮추면서 40대 직원들 사이에서도 퇴직 문제가 현실적 고민으로 떠올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만 40세 이상으로 신청 자격을 넓혔다. 특별퇴직금은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임금 기준으로 20개월에서 많게는 30개월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금액만 놓고 보면 단순 계산이 가능해 보이지만, 실제 신청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부에서 "일단 따져는 본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자녀 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부모 의료비 등을 함께 고려하면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숫자로 정리하면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모든 은행이 동일한 방식을 택한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을 50세 이상으로 유지했으며, 은행 측은 인력 구조와 영업망 특성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업권 내에서도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희망퇴직 규모는 최근 수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절차를 완료한 은행들의 퇴직자 수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으며, 5대 시중은행 전체로는 1년 사이 3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년보다 감소해 퇴직 인원을 같은 수로 보충하지 않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수요 감소와 업무 자동화가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창구 이용 고객이 줄어들고 단순 업무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현장 인력 수요 자체가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희망퇴직을 구조조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자발적 신청이 원칙이며, 연령 기준 하향 요구가 내부에서 먼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40대 신청자 중에는 재취업 준비나 개인 사업 계획, 육아 및 가족 사정 등 다양한 사유가 확인되지만 전체 신청자에서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설명이다. 사상 최대 실적과 희망퇴직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현장에서는 수익 증가가 고용 안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수아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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