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7000여대가 13일 새벽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의 출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내린 눈으로 도로 곳곳에 빙판이 형성된 상황에서 버스 운행마저 전면 중단되자 출근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내버스 노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재 아래 12일 오후 3시부터 협상을 벌였으나 10시간이 넘도록 접점을 찾지 못하고 13일 새벽 1시 30분 결렬됐다. 이에 따라 64개 버스업체 소속 조합원 1만8700여명이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쏟아졌다. "도로 결빙 때문에 대중교통을 타려고 했는데 버스 파업이라니", "날씨는 춥고 도로는 블랙아이스인데 어떻게 출근하나", "환승 버스가 없어서 30분을 걸어야 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버스 앱에 뜬 '도착정보 없음'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연차 내고 싶은 하루"라고 토로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 첫차에 맞춰 평소보다 한두 시간 일찍 집을 나서야 했다.
서울시는 협상 결렬 직후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를 1시간씩 확대해 오전 7시부터 10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집중 배차한다. 막차 운행도 14일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25개 자치구에서는 지하철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노선 정보는 서울시 홈페이지와 다산콜센터(1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역시 128개 노선의 배차 간격을 줄이고 마을버스·택시를 지하철역과 연계하는 대책을 시행 중이다.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이다. 2년 전 대법원이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뒤 노조는 이를 반영한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안을 수용하면 향후 통상임금 반영분까지 합산해 실질 인상률이 19%를 넘는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를 별도 민사소송으로 분리하고 기존 임금체계 내 3% 인상, 정년 65세 연장, 입사 6개월간 상여금 미지급 관행 폐지 등을 요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 시내버스 전면 파업은 2024년 3월 28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에는 파업 11시간 만에 협상이 타결돼 같은 날 오후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버스 노조도 시민들의 출근길 어려움을 감안해 조속히 현장에 복귀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수아 기자 sunshin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