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4조달러 돌파…애플 제휴로 소비자 생태계 확장
불과 1년 전만 해도 AI 주도권을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줬다는 비판이 거셌지만, 구글은 클라우드·반도체·서비스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AI 생태계로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구글이 다시 주목받게 된 직접 계기는 애플과의 협력이다. 양사는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이 애플의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올해 공개될 차세대 시리(Siri)와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반이 된다. 애플은 “신중한 평가 끝에 구글 기술이 가장 유능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 AI가 소비자 기술의 중심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이번 협력은 구글의 AI 전략이 기술력뿐 아니라 상업적 신뢰성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신호다. 알파벳 주가가 2025년 한 해 동안 약 65%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6% 추가 상승한 것은 이러한 신뢰 회복의 결과다.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제휴로 구글 AI가 글로벌 주요 플랫폼에 내장되는 ‘기술 표준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
특히 구글은 이제 AI 생태계의 ‘초격차’를 구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과의 협력은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 확장력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제미나이 모델이 iOS 플랫폼에 통합되면, 구글 AI는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전 세계 스마트폰 생태계의 양대 축 모두에 진입하게 된다.
AI 인프라의 근간인 클라우드 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4% 늘었다. 이 부문은 한때 적자 사업으로 평가됐으나, 지금은 AI 연산 수요 급증에 따라 구글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전환됐다.
구글의 반등은 하드웨어 독립 전략이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7세대 AI 칩 ‘TPU v7(아이언우드)’는 엔비디아 GPU보다 전력 효율이 높고 비용은 절반 수준이다. 특히 그동안 제한적으로 운용되던 TPU 생태계를 외부에 개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메타가 2027년부터 구글 칩 도입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구글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구글이 클라우드·반도체·소프트웨어를 통합한 AI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중심의 AI 경제를 열었다면, 구글은 이를 클라우드와 서비스 생태계로 연결하며 확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알파벳이 4조달러 시가총액을 달성한 것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 추종이 아니라, 자사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AI 산업 구조 재편이 현실화된 결과라는 평가다.
향후 변수는 데이터와 규제다. 구글은 검색·유튜브·안드로이드 등 방대한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프라이버시 보호와 반독점 규제 강화로 활용 제약이 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AI 관련 법적 틀이 정비되면, 구글의 데이터 접근 구조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비해 구글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정책을 강화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방식으로 AI 학습을 진행하는 구조를 도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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