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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청정수소 생산' 국산화율 100% 달성…"선택 아닌 필수" 이유

머니투데이 박건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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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청정수소 생산' 국산화율 100% 달성…"선택 아닌 필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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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코노미]<하편>에너지노믹스 리셋: 공급과 분산의 길③

[편집자주] AI가 세계 경제의 기술 패권을 재편하고 탄소중립 전환이 산업과 생활 전반을 뒤흔든다. 이 두 흐름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전기(Electricity)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전력 수요 급증 속 공급을 제약하는 '역설'이 향후 세계 경제의 토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일렉코노미(Eleconomy)'는 미래 경제를 좌우할 이 전환의 본질을 짚고 한국이 직면한 기술·에너지·인프라의 세 가지 도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AI와 탄소중립 시대에 요구되는 '아름다운 에너지 믹스'와 국가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2월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세계 수소 엑스포 2025(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에서 현대자동차 그룹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PEM 수전해 수소 생산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2월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세계 수소 엑스포 2025(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에서 현대자동차 그룹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PEM 수전해 수소 생산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청정수소 생산 기술 국산화율 10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린수소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인 가운데, 실증 수준을 넘어 실제 기업이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고도화한 수소 생산 체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수소 경쟁에 뛰어들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산·학·연 협력 '청정수소 R&D 혁신연합' 출범

수소는 우주 전체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자연계 원소로, 산소와 만나 물을 생성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소는 우주 전체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자연계 원소로, 산소와 만나 물을 생성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소에너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탈(脫)탄소 목표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수소가 산소와 만나 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게 수소에너지다. 발전 과정 중 배출되는 부산물이 무해한 물과 열 뿐인 셈이다.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6월 발표한 '리서치 브리프'에 따르면 전 세계적 수소 수요는 2030년 1.4톤(t)에서 2050년 6.6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로 보면 2030년까지 매년 6420억 달러(약 952조원)씩 성장하다가 이후 2050년까지는 연간 약 1조 4080억달러(약 2000조원)씩 급성장이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22%를 수소가 차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따르면 2050년 국내 수소 수요는 약 2790만t에 이른다. 2023년 국내 생산 수소가 248만t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11배 이상의 수소를 안전하게 확보할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청정수소 R&D 혁신 연합 개요/그래픽=최헌정

청정수소 R&D 혁신 연합 개요/그래픽=최헌정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 '청정수소 R&D 혁신 연합'이 출범했다. 산·학·연이 협력해 2030년까지 청정수소 생산기술의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국가수소중점연구실 5곳을 비롯해 삼성물산, HD현대중공업, POSCO홀딩스, 현대차 등 국내 주요 수요기업과 KAIST·서울대 등 다수의 대학이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9년까지 총 1190억원을 투입한다.

국가수소중점연구실은 각각 △알칼라인(ALK) 수전해 △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 △액상유기 수소운반체(LOHC) 개발에 집중한다. 수전해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핵심 장치다.

초대 총괄위원장인 김준범 울산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알칼라인 수전해는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로, 우리나라도 최근 고효율성과를 달성하는 등 단가 저감을 위한 R&D(연구·개발)가 활발하다"면서 "수전해 시스템 규모에 걸맞은 목표 가격을 설정해 상용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현재 0.5MW(메가와트) 규모인 알칼라인 수전해 체계를 2029년까지 10MW 수준으로 대형화하는 것이다. 10MW는 대규모 공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생산량이다.


김 교수는 "PEM·SOEC·AEM 수전해는 우리나라도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국가수소중점연구실과 기업의 역량을 모아 우리나라가 아니고선 대체 불가능한 '핵심 기술'을 지속적이고 역동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그린수소'인가

글로벌 수소 공급망 지도/사진=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리서치 브리프'

글로벌 수소 공급망 지도/사진=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리서치 브리프'



기후변화 대응 기술 R&D 정책 싱크탱크인 국가녹색기술연구소의 이상협 소장도 "전 세계 수소 경쟁에서 이기려면 '선도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우리의 '장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린수소'를 꼽았다.

전통적인 수소 생산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불리하다. 이른바 '그레이 수소'라는 방식인데, 석탄·석유 같은 화석연료와 물로 수소를 만든다. 수소를 전기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는 친환경적이지만 수소를 만들 때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다만 현재 기술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데다 생산 단가도 저렴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거래된 수소의 99%가 그레이 수소였다. 중동, 러시아 등 전통적 자원 부국이 유리하다.

반면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이렇게 얻은 수소는 다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쓴다.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아 완벽한 친환경 자원에 가깝다.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국가도 뛰어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다소 불리해 상용화율이 낮다.

이 소장은 "전 세계적 탈탄소 움직임 속에서 결국 그린수소·핑크수소(원자력으로 얻은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 등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상위 효율을 달성한 태양전지 기술을 비롯해 뛰어난 수전해 기술을 보유한 만큼 그린수소 생산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잘하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되 저장·운송 등 연계 분야는 그 기술에 탁월한 독일, 일본 등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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