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환주 기자(kakiru@pressia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부지사로 기용했던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지사의 '기회소득' 정책 기조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김 지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가치와 철학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염 의원은 차기 경기도지사 도전이 유력한 인물로, 자신을 부지사에 발탁한 김 지사를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염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김동연 지사와의 어색한 동행을 멈추고,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라며 "어차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다르고, 가치와 철학이 다른데 무엇 때문에 억지로 발을 맞춰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염 의원이 '같이 할 수 없다'라며 제시한 근거는 첫째, 김 지사의 '의도'로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는 것, 둘째, 2024년 9월 민주당의 전국민 25만 원 지원 정책을 김 지사가 반대했다는 것이다.
염 의원은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 교육위원회에서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이때 김동연 지사는 침묵했고, 자신의 역점 사업인 '기회소득' 예산 증액에만 총력을 기울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염 의원은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치열하게 싸워 청년기본소득 예산을 전액 복원했지만, 그 파장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염 의원은 '전국민 25만 원 지원' 관련해 "2024년 9월, 민생을 살리기 위한 민주당의 '전국민 25만원 지원' 정책에도 (김 지사가) 반대했다"며 "복지는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그런데 김동연 지사는 관료가 등급을 매겨 선별하는 과거의 '시혜적 복지'로 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2025년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도는 염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 삭감'은 김 지사의 의지가 아닌 소관 상임위원회인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에서 유흥비 등 사용처 논란으로 삭감됐다는 게 '팩트'라고 경기도 측은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정부의 제1국정동반자'를 표명하며 청년기본소득을 위해 '청년기본소득' 614억 예산 자체를 편성했다. 청년기본소득은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도입한 정책이다. 그러나 여가교위 재석 의원 9명(민주당 6명, 국민의힘 5명, 무소속) 중 6명(반대 1명, 기권 2명)이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삭감안'을 찬성해 예산안이 모두 삭감된 것이다. 특히 예산 삭감에 찬성한 도의원 중 2명이 민주당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지사 측은 "이후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는 청년기본소득 예산 복원을 위해 민주당 경기도의회 예결위원 중심으로 설득과 소통을 통해 도의회 본회의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도의회 출입기자들 모두 아는 사실이다"라고 반박했다. 염 의원이 이같은 과정에 대한 언급 없이 '김동연 지사가 이재명 예산 삭감에 침묵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가 2024년 9월 민주당에서 진행한 '전국민 25만원 지원' 정책에 반대했다는 염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경기도 측은 반박했다. 김 지사는 당시 민주당 당론법안인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관련해 유튜브에 출연해 "지금 상황에서 지원금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 다만 "어려운 분들에게 더 촘촘하고 두텁게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김 지사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인 2025년 6월, 전 국민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되 소득 계층별 차등지급하는 안을 제안했고, 이같은 차등지원 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즉 김 지사가 반대한 게 아니고, 오히려 김 지사의 '취약계층 지원안'이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당시 김 지사는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 수원시 원천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새 정부가 어려운 민생을 회복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을 잘 잡았다"며 "특히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어려운 민생을 보듬고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도울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 측은 "염 의원은 이러한 맥락과 상황은 밝히지 않고 김동연 지사가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반대했다고만 언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경기도 측은 염 의원이 2020년 당시 수원시장을 지낼 당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추진하던 재난기본소득을 반대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전국시군구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었던 염 의원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복지대타협 특별위원회를 통해 전국 지자체의 현금성 복지예산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강조해왔다는 게 경기도 측의 주장이다 .
실제로 당시 염 시장은 "재난수당이냐 기본소득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비상경제 상황에 걸맞는 빠른 기준 마련과 방향 결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각기 다른 형태로 이뤄지는 지방 정부발 긴급 지원 정책으로 인한 국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수원시는 별도로 코로나19로 경기침체 극복 방안으로 예산 638억 원을 긴급 편성해 지역경제 회복에 나섰었다.
경기도 측은 "그랬던 염 의원이 김동연 지사기 이재명 정부와 가치와 철학이 다르다고, 그것도 사실 관계가 다른 내용으로 저격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허환주 기자(kakiru@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