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사저 국가유산 등록 기념 행사
권노갑, 문희상 등 민주 인사들 모여
12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의 국가유산 등록을 기념하기 위해 과거의 '동교동계' 민주화 인사들이 모였다. (사진 왼쪽 세번째부터)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고문,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
[더팩트|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어떻게 기억이 좀 나십니까?"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아, 그럼요! 다 기억나죠."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8-1. 한때 ‘정치 1번지’로 불리던 이 골목이 12일 다시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승혁의 '현장''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민주화를 외치며 이곳을 집처럼 드나들던 왕년의 ‘동교동 패밀리’가 다시 모였다.
김대중 사저는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내외가 약 50여 년간 거주했던 곳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63년 이곳에 터를 잡은 뒤 미국 망명과 영국 유학, 일산 거주 시기를 제외하면 2009년 서거할 때까지 줄곧 동교동 사저에서 생활했다. ‘동교동계’라는 정치적 호칭도 이 집에서 비롯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도 2019년 임종할 때까지 이곳에 거주했다. 그러나 2024년 민간에 사저가 매각되면서 서울 마포구가 역사적 가치 보존의 필요성을 절감해 국가유산 등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날 사저 앞에는 민주화 운동 시절 김 전 대통령과 뜻을 함께했던 인사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권노갑 전 의원도 현장을 찾았다.
사저로 들어선 권노갑 전 의원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의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어떻게 기억이 좀 나십니까"라며 물었다. 권 전 의원은 "다 기억난다"며 "이 자리에는 당직실이 있었고, 여기는 이발소였는데 이발사가 직접 이곳으로 출장을 와서 정치인들의 머리를 해줬다"고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1930년생으로 95세의 나이임에도 평생 단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고, 학창시절 권투선수로 활약해 복싱 챔피언에 오른 적도 있는 그는 곧은 허리와 바른 걸음걸이로 건강을 증명하며 사저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무 공간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사저 2층에는 독서가로 유명했던 김 전 대통령의 행보를 보여주듯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의 연구', '한국경제의 진단과 반성' 등의 책이 비치되어 있었다.
김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사저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한동안 발걸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남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에서 태어나 한학을 배우고 목포에서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1960~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의 선두에 섰고,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 낙선 끝에 1997년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와의 연합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50년 만의 첫 여야 정권교체였다.
재임 기간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국정 기조로 삼아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정보화·문화 개방·성평등·생산적 복지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햇볕정책’으로 불린 대북 포용 정책을 통해 2000년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같은 해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sho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