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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네콩티’ 와인 1005병·‘에르메스’가방 30개 압류 풀어준 국세청…감사원 “관련자 징계하라”

헤럴드경제 문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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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네콩티’ 와인 1005병·‘에르메스’가방 30개 압류 풀어준 국세청…감사원 “관련자 징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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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국세청이 국세 체납액이 급증하자 관리부실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1조4000억 원의 체납세금을 부당하게 탕감해준 것으로 감사원 조사결과 드러났다. 한 기업인에겐 명품 와인 1000여 병과 명품 가방 30점이 위법하게 압류해제되기도 했다.

감사원이 12일 발표한 ‘국세 체납징수 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20년 10월 임시로 집계한 누계체납액이 122조원으로 확인되자 부실관리 비난이 우려된다며 그 다음해 체납 공개 때까지 누계 체납액을 100조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하고 지방 국세청별로 감축목표(20%)를 일률적으로 할당해 목표 달성을 독려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체납액 1031억 원을 위법하게 소멸 처리했으며 2021년까지1조 1891억 원의 국세채권이 소멸됐다.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도 이같은 조치가 이어져 3년간 모두 1조4268억 원의 채권이 위법하게 탕감됐다.

특히 고액 및 재산은닉 혐의자는 중점 체납 관리 대상인데도 국세청은 지방청에 별도로 점검을 지시한 뒤 고액 체납자 1066명의 체납액 7222억 원에 대해 임의로 소멸시효가 지난 것으로 처리했다.

또한 서울청이 한 고액 체납자 일가에 대해 임의로 출국금지를 해제해 주고 와인과 명품가방 등 재산의 압류도 풀어줬다고 지적했다.


서울청은 지난 2015년 무기중개 관련 대기업 회장인 고액체납자 A씨와 아들 B씨를 출국금지하고 에르메스 가방 30점과 로마네콩티 와인 1005병 등을 압류했다.

A씨는 당시 소득세 등 209억원(2022년 기준 446억원)을 체납한 상태였는데, 2017년엔 가방이 며느리 소유라며 압류해제를 요구했고 당시엔 근거서류 미제출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이후 2019년 서울청이 배우자 소유로 추정된다며 압류를 해제했다.

와인은 2017년부터 3차례에 걸쳐 압류해제를 요구받았고 ‘근거 불충분’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2022년 서울청 징세관은 “그간 안 해준 것이 직무유기”라며 담당자에게 해제를 지시했다. 담당자는 1005병 중 30병만 구매 증빙이 확인된다고 보고했으나 ‘법인 취득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8년 만에 압류해제가 됐다.


또 국세청은 ‘국세징수법’에 따라 법무부에 A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법무부가 출국금지 처분을 내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A씨가 2022년 구체적 사업계획이 아닌 해외기업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출금 해제를 요청하자 조사보고서에 ‘사업계약 체결’을 임의로 기재하고 이를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에도 제대로 된 증거서류 없이 해제됐고, 아들 B씨도 부당한 사유로 3차례 출금이 해제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국세청장에게 압류·출국금지 해제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5명에 대해 징계할 것을 요구했으며 국세징수권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세행정시스템(NTIS)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조치 요구사항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