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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독촉 대신 위로…‘벼랑 끝 시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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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독촉 대신 위로…‘벼랑 끝 시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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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체납추적팀 신용철
신용철 수원시 체납추적팀 주무관. 수원시 제공

신용철 수원시 체납추적팀 주무관. 수원시 제공


생활고로 삶을 포기하려던 50대
차량 공매 절차 진행하다 첫 만남
붕어빵 건네며 “힘내세요” 격려
틈틈이 안부 묻고 ‘용기’ 북돋아

체납 징수 공무원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 삶을 포기하려 한 시민을 살렸다.

12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A씨(50대)는 삶이 너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임대료는 수개월 동안 내지 못했고, 지방세·과태료는 체납돼 통장이 압류됐다. 더는 희망이 없다고 느낀 A씨는 주변을 정리하며 체납한 지방세와 과태료라도 내고 가겠다는 생각에 산 지 10년이 넘은 차량에 대해 공매를 신청했다.

A씨는 그렇게 신용철 수원시 체납추적팀 주무관을 만났다. 신 주무관은 지난달 중순 차량 공매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A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 차량을 견인하던 중 체납 이유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A씨는 초췌한 얼굴로 그간의 사연을 털어놨다. 신 주무관은 차량 견인을 멈추고 말을 건넸다. 신 주무관은 “당장 먹을 음식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마트에 같이 가자고 했다. A씨는 한사코 신 주무관의 제안을 거절했다.

돌아가는 길에 신 주무관은 A씨 가족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발길을 돌린 신 주무관은 붕어빵 6개를 사들고 A씨의 집을 다시 찾아갔다.

다시 만난 A씨에게 신 주무관은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붕어빵을 건넸다. 붕어빵 봉지를 손에 쥔 A씨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왈칵 쏟으며 하염없이 울었다. 그날따라 붕어빵은 더 맛있었고 “더 살아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 주무관은 그날 이후 틈날 때마다 A씨의 집을 찾았다. 하루는 쌀과 반찬거리, 라면을 들고 집을 찾았다. 또 다른 날에는 떡볶이와 순대, 튀김을 들고 방문했다.

집을 찾을 때마다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니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는 동안 음식이 식었으니 꼭 데워서 드시라” 등 일상적인 대화도 잠깐 나눴다.

신 주무관은 종종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일자리 정보,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방법, 무료법률상담, 세무서 조정 신청 등의 정보도 안내했다.


지난 9일에는 A씨가 수원시청으로 직접 신 주무관을 찾아왔다.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고 “곧 좋은 소식도 전해드리겠다”라는 말도 남겼다.

신 주무관은 “며칠 전 김치를 택배로 보내드렸는데, ‘정말 오랜만에 김치를 먹었다’며 고마워하셨다”며 “A씨 가족이 자립할 때까지 계속해서 연락하며 안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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