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지자체 간의 통합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그동안 메가시티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이재명 정부가 5극3특(5개 초광역권-수도권·중부권·대경권·호남권·동남권, 3특-강원·전북·제주특별자치도)을 균형성장전략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속도인데, 주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지방선거 전에 통합을 밀어붙이는 건 지방자치를 거스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도권으로의 초집중화와 불균등 발전이라는 고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지금도 뭔가 묘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백화점식 전략으론 설득이 어렵다
그렇다면 행정구역통합은 좋은 묘수일까? 지역거점을 만들고 주력산업을 연계하고 권역화시킨다는 전략은 사실 이전 정부들에서도 반복되었던 이야기이다. 특별보조금이나 규제 특례,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이미 행정구역을 통합했던 마창진과 청주 같은 사례나 행정계층을 단일화했던 제주도 사례에서는 긍정적인 시사점을 찾기가 어렵다.
문제는 그 속도인데, 주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지방선거 전에 통합을 밀어붙이는 건 지방자치를 거스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도권으로의 초집중화와 불균등 발전이라는 고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지금도 뭔가 묘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백화점식 전략으론 설득이 어렵다
그렇다면 행정구역통합은 좋은 묘수일까? 지역거점을 만들고 주력산업을 연계하고 권역화시킨다는 전략은 사실 이전 정부들에서도 반복되었던 이야기이다. 특별보조금이나 규제 특례,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이미 행정구역을 통합했던 마창진과 청주 같은 사례나 행정계층을 단일화했던 제주도 사례에서는 긍정적인 시사점을 찾기가 어렵다.
재정을 쏟아붓고 성과를 내라고 압박하면 결과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모든 정책들이 긍정적인 기대효과만 나열하다보니 부정적인 효과를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 통합대상지역으로 거론되는 충청남도만 봐도 대기업의 생산공장들이 생기면서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는 엄청나게 늘었지만 그 돈이 지역 내에서 잘 돌지 않는다.
2024년 7월에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간한 조사연구보고서 ‘충남지역 소득 및 소비 역외유출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을 보면, 다소 규모가 줄긴 했지만 소득의 역외유출 규모가 2023년을 기준으로 22조3000억원이나 된다. 보고서는 충남에 살지 않으면서 통근하며 일하는 고소득자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주원인으로 지목하는데, 행정구역통합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보고서도 조심스럽게 메가시티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지만 경기도와의 광역경제권 구축, 대기업의 제2본사나 거점 오피스 이전 등이 또 다른 숙제로 제시된다. 그리고 보고서는 충남지역을 북구와 남부로 나눠서 맞춤형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데, 행정구역통합이 이런 맞춤형 대응에 도움을 줄까? 고질적인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없다.
내가 사는 지역주민들은 2월부터 농어촌 기본소득을 받는데, 사람들의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다.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사용처에서 면과 읍을 구분하겠다, 9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등 단서조항이 계속 늘어나서 이게 무슨 기본소득인가 싶다. 도시와 달리 면 단위 농촌은 돈이 생겨도 쓸 곳이 마땅치 않다.
지역 내에서 소득이 순환해야 하는데, 순환의 거점들이 별로 없다. 월 15만원으로 정말 지역경제를 살리고 공동체도 회복하고 사회서비스까지 늘릴 수 있을까?
사업의 속도가 빠른 만큼 지자체의 행정도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데, 위장전입자 추려내겠다는 소리부터 나온다. 제도변화에 보조를 잘 맞추는 행정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일을 줄이고 책임을 안 질 생각부터 한다. 사업의 기획서나 추진계획을 스스로 작성하지 않고 연구용역으로 돌리고 결과보고서만 서류함에 보관하는 곳이 대부분이니 예견된 일이다. 보직순환으로 담당자가 바뀌면 사업이 도루묵 되는 경우도 태반이다. 통합하면 행정이 달라질까?
연합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하나의 지자체가 풀 수 없는 과제들은 분명히 있다.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군에서 일어난 화학사고가 옆의 진천군에도 영향을 미쳤듯이 사고 범위가 넓은 화학사고에는 광역과 인접 지자체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군 단위에는 제대로 된 공공병원이 없는데 여러 지자체들이 연합해서 병원을 세울 수는 없을까? 지자체들의 연합은 대중교통, 먹거리 계획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공통의 사안들을 해결할 좋은 기반이 될 수 있다. 지방자치법은 행정협의회를 비롯해 지자체들이 함께 문제를 풀어갈 방법을 보장해 놓았는데, 연합의 시도가 없다.
이런 연합의 경험이 쌓여야 통합의 가능성이 생기지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통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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