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AFPBBNews=뉴스1 |
이란 정부가 자국 내 반정부 시위에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전쟁과 대화가 모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며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전쟁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협상에도 열려 있지만 이런 협상은 공평해야 하며 평등한 권리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에선 상인들의 '경제난 분노'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2주 넘게 진행되며 점차 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84시간째 인터넷과 통신을 전면 차단하고 경찰력을 대거 투입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란 인권활동가뉴스(HRANA)는 이날까지 시위 참가자 490명이 사망하고 1만6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 쪽에서는 4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한 배경에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롭던 시위가 (외부) 군사 개입의 구실을 만들어 주기 위해 폭력적이고 피비린내 나는 상황으로 변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이란 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살상하면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그는 11일(미국시간)에도 이란에 관해 "강력한 선택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란 지도자들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현재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고 대화 여지를 남겼다.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국영TV를 통해 "아라그치 장관과 미국 대통령 특사 간 소통 채널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 현지 외교 공관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스위스 대사관이 미국을 대변하고 있다며 "필요할 때마다 메시지를 교환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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