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SDG뉴스 언론사 이미지

[이창언 교수의 SDGs 인문학] 지속가능발전 인문학의 재정립: 위기 속 '인간다운 삶'의 나침반

SDG뉴스 SDG뉴스 이창언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시민사회학과 SDGs 전공 교수
원문보기

[이창언 교수의 SDGs 인문학] 지속가능발전 인문학의 재정립: 위기 속 '인간다운 삶'의 나침반

서울맑음 / -3.9 °
이창언 한양대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센터장, 공공정책대학원 시민사회학과 SDGs 전공 교수

이창언 한양대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센터장, 공공정책대학원 시민사회학과 SDGs 전공 교수


다층적 위기 시대, 인문학적 성찰의 요청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기후 위기와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과 극심한 사회적 파편화로 인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어 왔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환경 보존이나 경제적 생존을 넘어, '인간다운 삶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그동안의 지속가능발전 논의가 주로 도구적 가치에 치중해 왔다는 비판은 이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 인문학적 성찰이 결여된 발전은 편협하고 왜곡된 미래 비전을 낳을 뿐임을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목도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제는 학문적 논의의 틀을 '지속가능발전 인문학(Humanities for Sustainable Development)'으로 과감히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인문학을 단순한 교양 학문이 아닌, 공동체의 회복력을 증진하고 윤리적 지표를 설정하는 필수적인 '전략적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문학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나갈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할 수 있다.

사회적 결속: 공감과 이성적 대화의 씨앗

지속가능발전 인문학이 추구해야 할 첫 번째 핵심 가치는 바로 '사회적 결속(Social Cohesion)'이다. 현대사회는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끊임없이 분열되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자연과학이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면, 인문학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 타자와의 관계를 해석하며, 사회적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문학적 상상력은 타인의 고통은 물론, 인간 이외의 생명종에 대한 고통까지 내면화하며 공감의 폭을 확장하는 기초가 된다. 또한, 철학적 사유는 극단적인 이념 대립과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이성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논리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러한 '인류애의 배양' 과정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라는 중요한 사회자본을 형성하며, 이는 예측 불가능한 외부 충격에도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핵심 동력이 된다. 인문학을 통한 사회적 결속 강화는 지속가능발전의 견고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미지=AI 생성, SDG뉴스

이미지=AI 생성, SDG뉴스



지적 지속가능성: 기술 문명 시대의 내구력 있는 지혜

두 번째 핵심 가치는 기술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지적 지속가능성'이다. 소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중심의 교육 정책은 종종 노동 시장의 즉각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기술의 수명 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아진 오늘날, 특정 기술의 숙련도는 오히려 빠른 도태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한다. 이는 현대 교육이 당면한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로 인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문학이 배양하는 능력은 그 어떤 기술보다도 강력한 '내구성이 강한 기술(Durable Skills)'로 작용한다. 비판적 사고력, 복잡한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역사적 맥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기술의 변곡점에서도 개인이 자율성을 잃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게 한다. 인문학은 미래 세대가 변화하는 기술 문명 속에서 기술의 노예가 아닌 주권적인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지적 보험'과 같다. 이는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유연성과 통찰력을 제공하며,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지=AI 생성,SDG뉴스

이미지=AI 생성,SDG뉴스



지속가능발전 인문학의 실천적 구현과 미래 비전

지속가능발전 인문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차원의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수적이다. 첫째, 고등교육의 구"적 개편이 시급하다. 모든 학문적 성취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공과 무관하게 인문학적 리터러시를 모든 학생의 필수 역량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교양 교육 강화는 물론, 각 전공 과정 내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을 접목할 수 있는 교육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학술적 가치 평가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 연구의 질을 단순히 논문의 양이나 인용 횟수로만 측정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문화적 가치 보존, 공공 담론의 성숙도 기여 등 '사회적 임팩트'를 핵심 지표로 적극 도입해야 한다. 이는 인문학 연구가 실제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장려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셋째, 민관 협력을 통한 인문학 생태계 보호 기금 마련이 중요하다. 시장 논리에 의해 위협받는 기초 학문과 고전 연구를 '공공재'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나아가 디지털 아카이빙 및 창의 산업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를 구축함으로써, 인문학이 미래 사회의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발전 인문학은 우리가 '어떻게(How)' 성장할 것인가라는 도구적 질문을 넘어 인류가 '어디로(Where)' 가고 있으며 '왜(Why)' 그곳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타를 제공한다. 인문학적 토대가 부재한 지속가능성은 목적지 없는 항해와 다름없다. 인류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가장 높은 정책 결정 단계까지 아우르는 필수적인 가치 기준으로 세워야 한다. 인문학에 대한 투자는 곧 인류라는 종의 미래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이며, 이는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SDG뉴스=
< Copyright SDG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