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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찾던 '농협 개혁의 길'…전북의 조합에서 찾다

프레시안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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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찾던 '농협 개혁의 길'…전북의 조합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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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구 칼럼니스트]
농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농협이 전방위적인 비리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2월 11일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농협은 진짜 문제”라며 “선거 과정에서 불법도 많고 구속과 수사가 반복되는데, 조합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지 않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필요한 것은 수사를 의뢰하고 감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주농협이 “농민이 애국자입니다”라고 선언한 것은 농협개혁에 많은 길을 찾게 한다. 전북 지역 농협에서 농협개혁의 길을 찾아본다.

조합운동의 본질은 조합공동체 복지와 지속가능성에 있다. 전주농협은 2016년부터 농민 조합원에게 농사연금을 지급해 왔다. 현재 연 60만 원 수준까지 확대됐고, 누적 지급액은 252억 원에 이른다.

농사연금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영농비 부담을 줄이고 실질 소득을 보전하며 농토를 지키는 구조로 설계된 제도다. 전문가들이 이를 ‘농민연금의 원형’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특히 정부가 1월부터 시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과 지향점이 닮아 있다는 점에서, 전주농협의 농사연금은 국가 정책보다 앞선 현장형 복지 실험으로 볼 수 있다.

농민 조합원을 위한 연금형태의 복지사업은 익산농협의 조합원 소득증대를 위한 환원사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비료와 식염, 농기계 부품 등을 지원하고, 대학생인 조합원 자녀들에게는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익산농협은 환원사업 지원 대상을 조합 가입 5년에서 3년으로 확대했다.

남원농협은 2021년 남원농협 종합시설에 ‘NH시네마’를 개관하고 지역의 고급문화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주농협은 2020년부터 ‘조합원 생일 밥상 꾸러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택배가 아닌 전담 직원의 직접 방문을 통해 생일을 축하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관계를 단순한 거래가 아닌 삶의 연대로 복원시키며, 농협이 ‘사람의 조직’임을 현장에서 증명하는 것이다. 같은 해 도입된 농민훈장 제도 역시 눈길을 끈다.

농업혁신에 기여하거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모범조합원에게 순금 훈장을 수여하는 제도로, 훈장을 받은 조합원들은 이를 국가 훈장 이상으로 명예롭게 여긴다. 농민의 노동과 삶을 사회적 존엄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상징적 장치다.

전주농협의 개혁은 복지에 머물지 않는다. 2023년, 조합장과 이사, 감사, 대의원의 임기를 최대 2연임으로 제한하고 3연임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정관 개정을 단행했다.

장기 집권 구조가 비리의 토양이 된다는 문제의식 아래, 조합장부터 솔선해서 스스로 권한을 제한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농식품부 승인까지 받은 이 결정은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서의 개혁이라 평가할 만하다.

경영구조 혁신의 성과도 주목된다. 전주농협은 임인규 조합장 취임 이듬해인 2016년, 전국 최초로 신용·경제 양 상임이사제를 도입해 전문경영인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현재 자산은 1조 1,460억 원에서 2조 7,783억 원으로 142%, 상호금융은 1조 8,000억원에서 3조 8,000억원으로 111%, 경제사업은 86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51% 성장했다.

특히 지도사업비가 43억원에서 94억원으로 118% 성장한 점은 ‘농민이 애국자’라는 구호가 공허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합원 수도 5,800명에서 7,200명으로 24% 증가했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난관들을 전략적으로 극복하고 농협 조직의 신뢰 기반이 견고하게 구축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임인규 조합장은 농협 개혁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대통령이 지적한 농협의 구조적 개혁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남은 임기 동안 미완의 제도 개혁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한평생 농사를 지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킨 농민이야말로 최고의 애국자다.” 임인규 조합장의 이 말은 전주농협을 비롯한 모든 농협 개혁의 철학적 결론이다.

전국 농협이 이처럼 농민을 애국자로 대우하는 순간, 농협과 농정 개혁은 구호를 넘어 제도가 되고 문화가 된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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