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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성공회대 연구교수
새해 첫달, 자녀가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이 되었다면 용돈의 명칭을 ‘기초생활보장비’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먼저 “축하해. 이제 중학생이 되는구나”라고 성장을 인정한 뒤, ‘새해부터 적용할 용돈 문제’를 의논하는 가족회의를 여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용돈 문제는 중요하므로 자녀의 협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초생활보장비가 뭐예요? 용돈이랑 뭐가 다르죠?”
“△△이가 청소년에 맞는 기본생활을 꾸려갈 수 있도록 가정의 수입에서 일정 금액을 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의미가 있어. 금액과 날짜도 함께 정해보자.”
“좋아요.”
청소년들은 돈 버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지만,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등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에 돈을 쓰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돈이 필요하고 관심도 많다. 기초생활보장비는 가정의 경제적 상황과 조건에 따라 금액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용돈을 지급하는 보호자의 태도와 지급방식, 논의 과정은 신뢰 형성과 민주적 관계 조성은 물론 청소년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그동안 벌칙으로 용돈을 깎기도 하고, 지급 날짜를 어긴 적이 있었는데 사과할게.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리고 너도 이 집의 주인이니까 절대 가출하면 안 되지만, 만약 가출을 해도 기초생활보장비 입금은 계속될 거야.”
“왜요?”
“△△를 믿고 삶의 주인으로 존중하는 것이지. 우리 가족 구성원인 청소년의 기본생활을 지원한다는 뜻이야. 용돈은 그저 음식을 사먹거나 교통비와 비상금을 주는 의미가 있지만, 기초생활보장비는 청소년으로 성장한 △△의 권리와 책임,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기초생활보장비는 아동기가 아니라 청소년기부터 지급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아동기에는 보호가 중심이지만, 청소년기부터는 서로의 책임과 권리를 존중하는 새로운 관계로 성장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비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의 변화를 반영한다. 기초생활보장비를 지급하기로 했다면, 다음의 사항을 약속하고 문서로 작성할 것을 추천한다.
첫째, 정해진 금액을 약속한 날짜에 입금하며, 일방적으로 감액하거나 중단하지 않는다.
둘째, 자녀의 나이와 생활요건의 변화, 물가 등을 고려해 매년 가족회의를 거쳐 금액을 인상한다.
셋째, 청소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지출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한다.
넷째, 기초생활보장비 외에 격려금, 포상금 등 목적성 경비를 추가 지급할 수 있다. 단, 목적성 경비가 적절하게 지출됐는지 인증샷이나 영수증 등으로 확인한다.
새해 1월에 첫 회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용돈을 기초생활보장금으로 바꾸는 가족회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 여기에 더해 한 달에 한 번 맛있는 것을 먹는 날도 정해보자. 가족이 한사람씩 돌아가며 특별한 메뉴를 정하고 직접 요리하거나 맛집을 찾아서 장소를 안내하는 것을 규칙으로 정하면 좋겠다. 식사 자리에서는 생일, 출장, 수학여행, 체육대회, 친구 및 친지 행사 등 가족 구성원의 다음달 중요한 일정을 공유하고 메모한다. 한 달에 1번씩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게 된다면, 가족 간에 더 많은 대화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민주적 관계를 형성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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